"기둥만 있는 '필로티'는 층수 계산서 빼야"
리모델링조합·건설·자재업계 간담회
[ 김병근 기자 ] “수직증축 리모델링 제도가 우리 아파트를 위해 만들어진 법인데 어떻게 반갑지 않겠습니까.”(황갑성 반포미도아파트 조합장)
“수직증축 허용은 건자재 업계에 활력소가 될 것입니다.”(이종헌 소닉스시스템 이사)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추진위원회와 건설사, 건축자재 업체가 주택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서울 대치동 SETEC에서 사흘간 일정으로 개막한 ‘2014 대한민국 리모델링 엑스포’ 첫날 부대행사로 진행된 ‘리모델링조합·건설·자재업계 간담회’에서다. 조합·시공사·자재업계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해 각자 생각하는 리모델링의 문제점과 기대 사항 등을 털어놓으며 서로 간의 이해 차이를 좁혔다.
◆“수직증축, 7년을 기다렸어요”
간담회는 리모델링 조합장과 추진위원장들이 그동안 겪었던 고생담을 전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임종국 가락프라자아파트 추진위원장은 “2007~2008년 리모델링이 반짝 활기를 띨 때 추진위를 구성하고 6년이 지났지만 성과가 없어 조합원들의 원성이 자자했다”며 “수직증축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송파구 가락동 개롱공원 인근에 있는 1985년 준공한 672가구 단지다.
최평인 산본세종아파트(1994년 준공·1827가구) 추진위원장은 “추진위를 만든 뒤 7년 동안 겪었던 마음 고생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수직증축이 되고 안 되고는 하늘과 땅 차이”라며 “이달 23일 설명회를 열고 동의서를 받은 후 조합 설립에 나설 예정인데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황갑성 반포미도아파트 추진위원장은 “수직증축을 하면 189가구가 늘어나 부담금이 많이 줄어든다”며 “조합원들이 ‘수직증축은 반포미도아파트를 위한 법’이라고 좋아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건자재 큰 시장이 섰다”
자재업계는 “건자재 시장에 큰 장이 섰다”며 반겼다. 정현진 삼진벽난로 대표는 “수직증축이 가능해져 고급 단지 위주로 벽난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옛 단국대 부지(서울 한남동)에 생긴 한남더힐에 벽난로를 공급한 경험을 앞세워 조합 및 시공사들과 충분한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종헌 이사는 “전반적인 리모델링 시장 활성화는 자재업계에 ‘가뭄의 단비’와 같다”며 “소닉스시스템 제품을 쓰면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건설사 및 조합 관계자들에게 호소했다.
이근우 현대산업개발 리모델링 부장은 “건자재 신기술을 접하고 수요자(조합)가 원하는 것을 더욱 더 잘 알게 됐다”며 “수직증축 허용으로 새 먹거리를 확보한 만큼 수요자 맞춤형 시공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필로티는 증축 층수에서 빼야”
지금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원종 대우효령아파트 추진위원장은 “수직증축이 가능해지면서 리모델링을 하자는 의견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14층 이하는 2개 층만 늘릴 수 있도록 한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조도면이 있고 안전진단을 통과한 경우에는 2개 층 이상 증축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필로티를 한 개 층으로 보기 때문에 필로티를 설계하면 실제로는 한 층밖에 올리지 못해 수직증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필로티를 층수에 포함시키지 않으면 리모델링 시장이 한층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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