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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정 기자 ] 한화생명 KB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보험계약 대출 최고 금리를 연 9.9%로 낮추고 있다. 돈을 떼일 염려가 없는데도 높은 금리를 받는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다. 하지만 금리를 한 자릿수로 낮췄다는 생색을 내기 위해 연 9.9%로 정한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받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생명은 이달부터 보험계약 대출(확정금리형) 최고 금리를 연 11%에서 9.9%로 1.1%포인트 낮췄다. 한화생명은 지난달부터 보험계약 대출 최고 금리를 연 10.05%에서 9.9%로 내렸다. 삼성생명을 비롯, 우리아비바생명 미래에셋생명 에이스생명 AIA생명 등도 보험계약 대출 최고 금리를 연 9.9%로 일제히 떨어뜨렸다.
보험계약 대출은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의 해약 환급금을 담보로 보험사에서 빌릴 수 있는 대출을 말한다. 대출금액은 해약 환급금의 60~90%다. 지난 2월 말 기준 49조5000억원이 대출됐다.
보험사들은 보험계약 때 가입자에게 주기로 한 예정이율에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정한다. 교보생명과 흥국생명 등은 2.6%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이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 예·적금 담보대출 가산금리(1.2~1.25%포인트)의 두 배를 웃돈다.
보험계약을 담보로 한 안전한 대출인데도 대출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일자 보험사들은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인하한 대출금리가 약속이나 한 듯이 연 9.9%라는 점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가 연 10%를 넘어 두 자릿수를 나타내면 고금리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이런 인식을 회피하기 위해 한 자릿수 중에서 가장 높은 연 9.9%로 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생색은 생색대로 내고 실속은 실속대로 챙기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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