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배경음악 맞춰 환상의 연기 선보일 것"
[ 최만수 기자 ] “세월호 참사로 상처받은 많은 분들이 이번 공연을 통해 치유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수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준비한 연기를 멋있게 보여주려 노력하는 것뿐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예정된 행사를 뒤로 미루는 등 애도 분위기에 동참해온 김연아는 숙연하고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아이스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연 직전에는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묵념도 할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 전에 공개된 연습 무대에서도 김연아를 포함한 선수들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 오프닝 공연을 선보였다. 김연아는 이미 유니세프를 통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
김연아를 비롯한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안무가 브라이언 윌슨은 “캐나다에서 뉴스를 보고 무거운 마음으로 공연에 합류했다”며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표시로 안무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아이스쇼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끝낸 김연아가 국내 팬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은퇴 무대이기도 하다. 김연아는 “현역 선수라는 부담을 벗었기 때문에 평소 제가 꼭 연기해보고 싶었던 곡들을 골랐다”며 “그만큼 자신있는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디오스, 그라시아스(안녕히, 고마워요)’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아이스쇼의 테마는 올겨울을 달궜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다. 김연아는 출연진과 함께 20여분간 아이스링크에서 겨울왕국의 배경음악인 ‘렛잇고(Let it go)’에 맞춰 안무를 선보였다. 화려한 점프는 없지만 부드럽고 경쾌한 안무가 특징이다. 김연아는 “많은 인기를 얻었던 곡이기 때문에 팬들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이어 “은퇴 무대라 팬들의 기대도 크기 때문에 더 멋있게 잘하겠다고 다짐했다”며 “올림픽 이후 잠시 쉬기는 했지만 공연할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선수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훈련하며 일상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번 아이스쇼에서 김연아는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으로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준비해 처음 선보인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에서 워낙 많이 쓰이는 음악이라 경기에서 선보이지 않았지만 꼭 연기해보고 싶었던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함께 무대에 출연하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박소연, 셰린 본(캐나다), 스테판 랑비엘(스위스), 데니스 텐(카자흐스탄) 등이 참석했다. 아이스쇼는 같은 장소에서 오는 5일 오후 4시, 6일 오후 6시에도 열린다. 주요 음악은 나인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선보인다.
김연아는 아이스쇼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는 “급히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휴식을 취하면서 시간을 두고 생각하며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