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진규 기자 ] ‘인산염을 넣지 않은 커피’ 프렌치카페 누보의 돌풍이 거세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여가며 업계 1위 동서식품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일 출시된 누보는 전남 나주시에 있는 남양유업 커피전용공장에서 만든 남양유업의 신제품이다. 크리머에 첨가하는 식품첨가물 ‘인산염’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인(P)은 동물의 뼈나 이 등의 주요 성분으로 인체에 중요한 성분이지만 과잉 섭취되면 칼슘 유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남양유업의 설명이다. 인이 체외로 배출될 때 칼슘과 같이 나오기 때문이다. 2011년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1215.5㎎의 인을 섭취, 칼슘(516.1㎎)에 비해 무려 2.2배나 많은 양을 먹고 있다. 적정 섭취 비율이 1 대 1, 혹은 칼슘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하는 것에 비해 인이 과잉 섭취되고 있다는 것이 남양유업의 설명이다.
박종수 남양유업 중앙연구소장은 “커피믹스 1개에는 약 30~35㎎의 인이 들어있어, 하루에 3잔의 커피믹스를 마시는 사람의 경우 커피믹스로만 100㎎에 가까운 인을 섭취하게 되는데 이는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며 “제조상 편의를 위해 첨가하는 인산염은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현재 인산염을 천연식품 원료로 대체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특허 출원한 상태다. 장기적으로는 모든 인공 식품 첨가물을 뺀 커피를 내놓겠다는 것이 남양유업의 계획이다.
기존의 커피믹스와는 다른 방식의 로스팅 기법인 ‘BAR(Blending After Roasting)공법’을 사용해 맛을 개선한 것도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이 공법은 각 원두별 특성에 맞는 온도와 조건에 따라 각각 따로 로스팅한 후 원두를 블렌딩하는 공법이다. 여러 종류의 원두를 한데 모아 한 번에 로스팅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원두 고유의 향이 풍부하게 남는 것이 특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누보는 커피믹스에 들어가는 아라비카 원두의 함량을 65%에서 80%로 15% 높여 고급화했고, 사용하는 원두의 등급도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 기준으로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했다.
누보는 이달 중순까지 약 4개월간 15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특히 4월에는 유통업체의 할인행사와 판촉활동에 힘입어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누보의 인기를 바탕으로 커피 사업을 크게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까지 국내 커피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달성하고, 1조원 수준의 회사 매출을 2020년까지 3조원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말 2000억원을 투자해 나주커피전용공장을 지은 것도 이 계획을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남 나주시 금천면에 있는 나주커피전용공장은 진공동결건조설비를 비롯해 최신의 설비를 갖춘 남양유업의 첫 커피공장으로 연간 7400t의 커피믹스를 생산할 수 있다. 남양유업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커피믹스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각지에 수출할 계획으로 해외 바이어들을 초청해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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