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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없이 시신만-커지는 가족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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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청와대 가자"


‘성별:남자(000 학생증 소지), 신장:180㎝, 상의:후드티, 하의:아디다스 추리닝, 머리모양:긴 생머리.’

20일 오후 3시30분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닷새째 머물고 있는 진도실내체육관. 방송사 뉴스특보가 나오던 화면이 갑자기 몇 줄의 문장이 담긴 화면으로 바뀌었다. 학생증에 적힌 이름과 성별, 키, 나이, 입고 있던 옷 등 이날 오전 수습한 시신의 인상착의가 표시된 문서였다. 순간 체육관은 침묵에 휩싸였고, 몇 초 뒤 외마디 비명과 함께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실종자 가족들의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차디찬 바닷물 속에 혈육을 두고도 찾을 수 없는 그들의 슬픔은 이제 무책임한 선장과 승무원, 그리고 무기력한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분노로 서서히 변하고 있었다.

가족들의 분노는 앞서 이날 새벽 최고조에 달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세월호 3층 객실에 첫 진입했지만 시신 수습에 그쳤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흥분한 일부 실종자 가족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구조 현장을 지휘할 것을 요구하자’며 청와대로 향하려 했다. 소식을 접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체육관 앞으로 찾아와 가족들을 설득했지만 1시간 동안 대화는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결국 100여명의 가족들이 “청와대로 가겠다”며 진도대교 앞까지 모였고, 경찰과 3시간 동안 대치한 끝에 정 총리와의 면담을 약속받고 발길을 돌렸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직후부터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발표에 분노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에서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각종 유언비어도 가족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있다.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가족들 사이에 불신이 생겼다”며 “또다시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 생기면 수사 의뢰를 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진도=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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