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환경의 '미니 신도시'
실수요자에 투자자도 몰려
'떴다방' 등장…과열양상 우려
[ 김진수/김보형 기자 ]
18일 당첨자가 발표된 전북혁신도시(전주) ‘호반베르디움’ C-5블록(457가구) 분양권에는 1000만~2000만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 공공택지로 1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지만 집을 구하려는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까지 몰려서다. 모델하우스가 마련된 전주시 효자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입주한 전북혁신도시 호반베르디움 1차와 우미 린은 총 분양가에서 3000만원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수도권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전국 10개 혁신도시가 지방 분양시장을 이끌고 있다. 혁신도시 아파트는 평균 수십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실제 계약도 단기간에 끝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선 이동식 중개업소인 이른바 ‘떴다방’이 등장하는 등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혁신도시 이전 본격화
수도권 공공기관이 혁신도시로 속속 이전하고 있다. 올해 아파트 분양이 많은 대구, 광주, 전북, 충북 혁신도시 등에도 공공기관 이주 기대감에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대구혁신도시에는 지난해 한국감정원이 둥지를 튼 데 이어 올해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가스공사 중앙교육연수원 등이 옮겨간다. 나주에 있는 광주전남혁신도시도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전력 등이 이사할 계획이다. 전북혁신도시로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등 농업 관련 기관이 대거 이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혁신도시를 활성화하기 위해 산·학·연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전 공공기관과 시너지효과가 나는 대학과 연구소, 기업을 적극 유치하는 것이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장은 “전국 10개 혁신도시는 주변 인구를 흡수하며 지역 거점 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공기관 이전이 현실화되고 있어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니 신도시 기대
혁신도시는 도시에 필요한 주거 업무 등의 기능을 균형 있게 배치한 ‘미니 신도시’로 조성된다. 때문에 이전기관 종사자뿐만 아니라 인근지역 주택 실수요자들의 관심도 높다. 강원(원주)과 충북 혁신도시를 제외하고는 수도권 출퇴근이 쉽지 않은 곳에 조성되는 만큼 공무원들의 이주율이 낮은 세종시와 달리 공공기관 종사자의 이주율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에 비해 집값이 저렴한 지방은 내집을 갖고 있음을 뜻하는 ‘자가 보유율’이 70%를 웃돈다는 점에서 혁신도시 주택수요가 계속 늘어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혁신도시 분양시장에서는 ‘떴다방’들이 1순위 통장을 3만~5만원에 사들인 뒤 청약에 나서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전북혁신도시에서 단속을 벌여 8개 부동산 중개업소에 대해 17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수요가 많아 2년 뒤 입주 때 집값이 분양가보다 떨어지면 전세 보증금이나 은행 대출로 잔금을 치르려는 입주자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수/김보형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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