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난치성 질환 앓으면서도 장애인 취업 지원하는 김창훈 씨
서울시 '장애인 인권대상' 선정
2010년부터 249명 취업 주선
"주변 도움으로 고교·대학 졸업…다른 장애인들에게 돌려줘야"
[ 강경민 기자 ] “일자리야말로 장애인에겐 최고의 복지이자 재활입니다. 장애인들도 처지가 어렵다고 절망하지 말고 취업하겠다는 의지를 포기해선 안 됩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장애인 재활전문가로 활동하는 김창훈 과장(37·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서울시가 장애인 인권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수여하는 ‘2014년 서울시 복지상 장애인 인권분야’ 대상 수상자로 16일 선정됐다.
김씨 역시 희귀 난치성 질환인 진행성 근이양증을 앓고 있는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다. 진행성 근이양증은 근육의 힘이 점점 소멸되는 질환으로, 물건을 두 손에 들기조차 힘들어 주변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시는 김씨가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면서도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점을 높게 평가해 대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어렸을 때부터 휠체어에 의지한 김씨는 자신과 똑같은 처지인 장애인을 돕겠다는 열정으로 고등학교를 마치고 나사렛대 인간재활학과에 입학했다. 그가 학교 생활을 할 당시엔 장애인을 위한 보조 시설 등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았다. 김씨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어머니뿐 아니라 주변 친구들의 도움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며 “제가 받은 도움을 다른 장애인들에게 되돌려줘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0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남부지사에 입사한 후 2010년까지 자금융자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생활안정이 필요한 장애인 근로자를 위해 근로복지공단 신용보증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등 경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장애인 취업 부서에서 근무하며 지금까지 249명의 취업을 주선했다.
김씨는 신체 활동이 힘든 장애인의 특성상 일반 기업 취업이 쉽지 않은 게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 많은 기관에서 장애인을 위해 적극적으로 취업을 주선하고 있다”며 “장애인들도 일하겠다는 의지를 버려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시는 복지상 최우수상 수상자로 시각장애 학생 교육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환경 개선에 힘써온 김호식 하상장애인복지관 관장을 선정했다. 우수상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에 기여한 정원석 장애인차별금지법추진연대 공동대표와 김전준 송파구 장애인체육회 이사가 받는다.
시상식은 오는 19일 오후 2시 여의도광장에서 열리는 제34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인 ‘희망서울 누리축제’에서 진행된다. 서울시는 2005년부터 매년 장애인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사회통합에 기여한 장애인과 장애인 후원자를 발굴해 시상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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