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연 기자 ] GS그룹 오너 일가가 2500억 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2세 허창수 GS그룹 회장부터 4세 허준홍 GS칼텍스 상무까지 잇따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오너 일가의 움직임이 오는 6월 GS건설 유상증자 계획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는 지난 7일 허창수 회장이 지난해 12월26일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으로부터 각각 자사주 14만6000주, 5만3000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후 올 들어 허경수 코스모화학 회장과 허창수 회장의 5촌인 허서홍 씨, 허완구 승산 회장,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 등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현재 창업 2세부터 4세부터 '허 씨 일가' 35명이 금융권과 GS 주식 737만4585주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고 있다. 이는 오너가 전체 보유물량의 17.4% 수준이다. 상장주식의 절반 가량을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담보로 잡힌 물량이 부담스럽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주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은 통상 60~70% 책정된다. 오너 일가가 실제 대출받은 자금은 2206억~2573억 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GS 오너 일가의 대규모 주식담보대출 배경으로 'GS건설의 유상증자'를 꼽았다. 오너 일가가 오는 6월 GS건설 유상증자를 통한 지분 확대를 위해 대출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증권가 한 관계자는 "그룹 오너가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다시 주식을 매입하는 식으로 지분을 확대하는 경우가 있다"며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정확한 배경을 알기는 어렵지만 이번 사례도 지분 확대를 위해 GS건걸 유상증자를 앞두고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 오너 일가의 과도한 주식담보대출이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주가가 급락하면 돈을 빌려준 금융권의 담보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GS 주가는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약 14% 밀려난 상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채권자 측에서 담보로 잡았던 주식을 팔아버릴 수 있다"며 "'물량폭탄'이 나오면 소규모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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