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운 기자 ]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롱숏펀드 시장에서 기세를 키워가면서 국내 롱숏펀드 시장이 미래에셋과 트러스톤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간 삼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달 12일 설정된 '미래에셋스마트롱숏펀드'가 출시 1달 만에 설정액 3000억원을 돌파했다고 15일 밝혔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 펀드에는 지난달 2300억원이 유입된 데 이어 이달에도 850억원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무서운 속도로 덩치를 불려나가고 있다.
올해 초 트러스톤자산운용에서 자리를 옮긴 김주형 미래에셋운용 롱숏(LS) 본부장이 미래에셋에서 처음 선보인 펀드로 김 본부장의 역량이 십분 발휘된 것으로 평가된다.
롱숏펀드란 주식매수(롱)와 매도(숏) 포지션을 동시에 구성하는 전략으로 증시의 급등락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다.
그 동안 국내 공모 롱숏펀드 시장은 기존 강자인 트러스톤운용과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마이다스에셋운용으로 양분돼 왔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롱숏펀드인 '다이나믹코리아' 시리즈로 지난해 시장에 롱숏펀드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다.
펀드업계 불황 속에서도 2013년 한 해에만 다이나믹코리아 펀드로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려들어왔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 펀드는 2011년 6월 설정 후 수익률도 21%로 우수하다.
최근 이 펀드를 이끌던 김 본부장이 미래에셋으로 이적하면서 일부 자금이 이탈했지만, 아직까지 '다이나믹코리아50'과 '다이나믹코리아30'의 순자산이 1조원 이상으로 가장 큰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트러스톤운용 측은 "2010년부터 4년간 사모 롱숏펀드를 운용해온 김진성 펀드매니저 등의 베테랑 롱숏 펀드매니저가 계속해서 펀드 운용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성과에 큰 타격은 없다"고 밝혔다.
마이다스에셋운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은행권 프라이빗뱅킹(PB) 고객 등을 중심으로 떠오른 신흥 강자다.
시장에서 관심 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지만 2012년 말부터 공모 롱숏펀드를 운용하며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트러스톤운용의 롱숏펀드 덩치가 1조원대로 커지면서 대안을 찾으려는 자금이 유입됐다.
롱숏펀드인 '마이다스거북이' 펀드 시리즈로 지난해 10월부터 일주엘에 200억~300억원대의 돈이 들어오며 순식간에 8000억원대로 몸집을 불렸다.
더 이상 규모가 커지면 운용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마이다스거북이90' 펀드는 판매를 잠정 중단(소프트클로징)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래에셋운용은 김 본부장 영입을 계기로 롱숏펀드 시장에서 무섭게 기세를 올리고 있다.
최근 한달 동안 국내 롱숏펀드에 약 4300억원 정도의 자금이 유입됐는데, 이 중 미래에셋스마트롱숏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74%를 차지한다.
미래에셋운용은 롱숏펀드를 중위험·중수익의 전략펀드 중 하나로 계속해서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부문 사장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시장이 요구하는 안정적인 수익률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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