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에 수백억원대의 가치가 있다고 선전한 씨엔케이(CNK) 인터내셔널이 3년 넘도록 제대로 된 다이아몬드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선봉 부장검사)는 "상품화된 다이아몬드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CNK인터내셔널 오덕균(48) 대표를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 회사 정모(54·여) 이사는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CNK가 개발권을 따낸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의 추정 매장량이 4억1600만캐럿에 달한다는 내용의 허위 보도자료를 여러 차례 배포해 주가를 부양시키고 약 9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오 대표에게는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금 현재 40여명이 다이아몬드 부존지역에서 6년 동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위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추가됐다.
CNK가 주장한 추정 매장량 4억1600만캐럿은 2008년 기준으로 연간 전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2.6배에 이르지만 별다른 근거가 없는 수치로 밝혀졌다. 그러나 2008년 10월 602원이던 CNK인터내셔널의 주가는 2011년 8월 1만7450원으로 30배 가까이 폭등했다.
CNK는 다이아몬드 원석을 2100캐럿 수출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마저도 시가 4억5000만원 어치에 불과하고 상품화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CNK가 2010년 12월 광산 개발권을 얻은 이후 3년 넘도록 경제성 있는 다이아몬드 생산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오 대표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 출국해 2년 넘게 카메룬에 머물다가 지난달 23일 귀국했다. 그는 입국 당시 "광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광산 경영권을 중국 기업가에게 양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대표는 지난해 8월 자신이 갖고 있던 현지법인 CNK마이닝카메룬의 지분 58.8% 중 절반 넘는 30%를 3000만 달러(한화 310억8000만원)에 매도했다.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의 경영권은 지분을 넘겨받은 중국 타이푸 전기그룹 양텐푸 회장에게 넘어갔다.
검찰이 오 대표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2012년 1월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로 시작된 CNK 주가조작 의혹 수사가 2년 3개월 만에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난해 2월 공범으로 기소된 김은석(56) 전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 등은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오 대표가 CNK 관계회사를 인수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횡령·배임 의혹은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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