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서울시장 경선 첫 TV토론서 난타전
金 "재벌 대 서민구도 우려"…鄭 "서민 돕는 시장 될 것"
'나는 친박이다' 질문에 鄭·이혜훈 'O'…金은 '△'
[ 이정호 / 은정진 기자 ]
“돈과 권력, 명예를 한 사람이 차지하는 데 대해 반대 정서가 있다.”(김황식 전 국무총리)
“새누리당 경선 후보가 왜 야당의 주장을 언급하는지 모르겠다.”(정몽준 의원)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 전 총리와 정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이 9일 벌인 첫 TV토론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앞서는 가운데 이달 30일 경선 전까지 판세를 뒤집기 위한 다른 후보들의 막판 추격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후보 간 날선 공방 오가
김 전 총리는 이날 토론에서 정 의원을 향해 “(본선에서) 정 의원과 박원순 현 시장이 붙으면 야당이 ‘재벌 대 서민’ 구도로 몰고갈 가능성이 많다”며 포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이에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있고 서민을 도와 중산층이 되도록 하는 정치인이 있다”며 “서민을 돕는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전 총리는 또 주식 백지신탁 문제를 언급하며 “법률가 출신으로서 검토해 보면 정 의원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과 서울시장직 사이의 직무 연관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공격했다. 정 의원은 “뉴욕시장을 12년 지낸 블룸버그는 각종 산업의 정보가 재산이 되는 통신사의 설립자이자 회장이고 재산도 저의 20~30배가 되는 것 같다”며 “그분도 위원회에서 심사받았지만 문제없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김 전 총리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한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한 칼럼을 쓴 사실을 말하며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까지 지내고 어떻게 이런 분을 선대위원장으로 모실 수 있느냐”고 반격했다. 김 전 총리는 “그분 소신에 따라 쓴 것일 뿐 선대위원장으로 모시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전·월세난 해법 서로 달라
세 후보는 전·월세난 해소 등 서울 주거안정 대책에 대해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놓았다. 김 전 총리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재개발, 재건축이 박원순 시장의 제동으로 원활히 추진되지 않았다”며 “용적률이나 높이 규제 등을 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과 신혼부부를 위한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장기전세 물량과 임대주택을 늘리는 게 근본 방안”이라며 “임대주택 10만가구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기존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며 “주택 문제와 교통 정책을 함께 묶어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박 질문에 엇갈린 반응
세 후보는 ‘OX퀴즈’ 코너에서 ‘나는 친박(친박근혜)이다’라는 질문에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은 ‘O’가 적힌 푯말을 들었지만 김 전 총리는 ‘△’가 적힌 푯말을 들었다.
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동기 동창이고 대통령 선거 때 선거대책위원장도 했다”며 “많은 국민이 박 대통령을 좋아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친박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경선 초반 ‘박심’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 전 총리는 “박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없고 정치적으로도 친박이라고 말할 근거가 없다”며 “다만 박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된다면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정호/은정진 기자 dolph@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