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수익률 저조에
작년 美·EU 등 거래액 86% ↑
[ 안상미 기자 ] ‘비자, 테슬라모터스, 구글, 맨카인드….’
작년 국내 투자자들이 최고 2000억원 넘게 사들인 해외 주식들이다. 공모형 해외 펀드에 지친 투자자들이 ‘직구’(직접구매)에 활발하게 나선 결과다.
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거래대금은 54억7700만달러로 전년보다 86% 늘어났다. 특히 미국 주식 결제대금(36억400만달러)은 전년보다 130% 급증했다.
‘해외 주식 직구족’이 많아진 것은 작년부터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증시가 상승가도를 달렸지만 해외 펀드의 수익률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게 투자자들의 불만이다.
정은영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부장은 “종전엔 해외 투자자들이 만들어진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재간접형 펀드를 주로 이용했지만 원하는 수익률이 안 나오는 데다 수수료 등 비용 때문에 직접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주로 글로벌 대표 기업이나 특정 지수를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ETF) 위주로 매매한다”고 설명했다. 이선욱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은 “부유층 사이에서 해외 주식 비중을 전체 자산의 5% 선까지 높이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해외 직접 투자에 나서는 직장인도 많아졌다. 키움증권에서 해외 주식 계좌를 트는 사람은 작년에 월 70~80명 선이었지만 올 들어 2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개인들이 해외 주식을 직접 거래하려면 증권사에서 외환증권 매매거래 계좌를 열고 해외 전용 주식거래시스템(HTS)을 설치해야 한다. 매매 수수료는 거래대금의 0.25~0.5%로 국내 주식(보통 0.01%)보다 비싼 편이다. 해외 주식을 매매할 땐 현지 통화로 거래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환율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국이나 유럽 증시는 국내와 달리 상·하한가 제한이 없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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