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노조·민영화 반대 등 朴정부 상황과 비슷
[ 정인설 기자 ] 한국사회가 활력을 찾고 경제 성장을 이어가려면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얼굴) 같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7일 자유경제원 주최로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처 서거 1주기 기념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다시 대처를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발제한 박 교수는 “1970년대에 통치 불가능한 나라로 간주되던 영국이 대처의 등장과 함께 부활의 길을 걷게 됐다”며 “규제가 철폐돼야만 우리 경제도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대처를 되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처가 집권할 무렵 영국은 케인스식 경제 정책과 방만한 복지국가, 강성 노동조합, 적자투성이 공기업으로 인해 이른바 ‘영국병’을 앓고 있었다”며 “대처는 이런 상황에서 강성 노조의 대표 격인 광부노조를 상대로 승리해 법과 질서를 회복시켰고 공기업을 민영화해 영국병을 치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처가 보여준 가장 위대한 지도자적 자질은 단기적인 정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국민을 평소와 다른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충남 세종연구소 연구원은 “박 대통령이 민간 부문의 자유로운 경쟁을 유도하고 ‘비정상화의 정상화’와 규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대처가 추구했던 경제적 자유주의 노선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대처가 작은 정부를 통한 자유시장경제와 큰 정부를 통한 보호와 복지라는 양자택일의 게임을 펼쳤다면 박 대통령은 매우 복잡한 게임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공부문 개혁이 가장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꼽혔다. 김 연구원은 “강성 노조와 야당, 진보적 시민단체까지 공공부문 개혁의 큰 저항세력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적절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종석 홍익대 경영대 교수,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장, 김행범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이영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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