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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식 하나은행 신탁부 팀장, 유언신탁으로…잡음없이 손자까지 상속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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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Plus - 고수에게 듣는다

고령화로 자산가 고객 늘어
각종 공제로 '재테크'도 가능…임대료 관리 부동산 서비스도



[ 박한신 기자 ]
#1. 남편과 사별 후 혼자 사는 70대 후반의 이영미 씨는 서울의 아파트를 팔고 경기도의 작은 아파트에 거주하며 현금 5억원과 시세 3억원의 아파트를 마련했다. 그는 최근 허리수술을 받고 기억력까지 크게 감퇴돼 치매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녀 두 명이 있지만 한 명은 미국에 있고 한 명은 왕래가 많지 않아 돌봐줄 사람도 없다. 이씨는 그가 가진 재산이 자신을 위해 온전히 사용돼 불행한 노후를 피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2. 80대 초반의 50억원대 자산가 김진형 씨는 최근 상속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런데 큰아들도 암 판정을 받은 적이 있어 고민이다. 아들이 사망하고 며느리가 재혼할 경우 손자를 위해 자산이 지켜질지 불안하기 때문이다.

잡음 없는 상속 위한 맞춤 서비스

두 사람은 모두 최근 하나은행을 찾아 재산을 신탁했다. 신탁이란 자산 보유자가 믿을 만한 자에게 자산을 맡기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운용·관리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씨는 본인의 재산을 은행에 맡기고 요양비와 간병비, 생활비 등을 청구하면서 자신이 사망할 경우 자녀 둘에게 7 대 3의 비율로 남은 재산이 돌아가게 은행과 계약했다. 김씨는 큰아들이 사망할 경우 손자에게 재산이 돌아가게끔 구성했다. 유언장을 쓸 때는 손자에게까지 상속하는 연속적인 상속이 위법이지만 신탁계약은 손자에게까지 재산이 가도록 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배정식 하나은행 신탁부 팀장(사진)은 이 같은 유산상속의 대안을 제시하며 업계를 리드하고 있는 선구자다. 배 팀장은 한양대에서 경제학을, 건국대에서 부동산학(부동산대학원 석사)을, 고려대에서 법학(친족상속법 석사과정)을 두루 섭렵하며 얻은 통찰력으로 새로운 솔루션을 개척 중인 노력파이기도 하다.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신탁 프로그램을 찾는 자산가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고령 자산가들의 실질적인 니즈는 잡음 없이 재산을 원하는 대로 상속하는 것이죠. 이 같은 니즈가 믿을 만한 은행을 통해 실현되니 위탁자들의 만족도도 높습니다. 1000만원대의 유산을 갖고도 싸움이 벌어지는 현실에서 자산가들뿐 아니라 중산층도 서비스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그는 “상속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후 자녀들에게 분배되는 몫이 크게는 4억~5억원 차이가 난다”고 했다. 전문적인 은행 신탁을 통해 각종 상속 공제 등을 받을 경우 ‘상속 재테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부동산 자산 관리 서비스도

신탁 서비스는 위와 같은 ‘유언대용신탁’만 있는 게 아니다. 부동산 자산 비율이 크지만 수익률이 나오지 않거나 관리할 시간이 없는 전문직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부동산 관리 신탁도 있다. 주변 상권과 시세를 파악해 적정 임대료를 파악하고 관리해 수익률을 높여준다. 악성 임차인이 들어와 있는 경우 직접 명도 소송을 대리해 새 임차인을 들여오기도 한다. 재건축과 리모델링 계획도 세워준다.

그는 의사인 고객의 빌딩을 관리한 사례를 소개했다. 본업이 바빠 부인에게 관리를 맡겼지만 전업 주부여서 공실률을 낮추거나 임차인들과 상대하는 일이 버거워 신탁을 한 경우다.

“사모님이니까 무시하고 장사가 안된다며 임대료를 연체하는 임차인들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직접 임차인을 새로 들이고 시장조사를 통해 임대료를 올렸습니다. 1000만원 미만이었던 월 임대료가 현재는 1500만원에 달합니다. 임대료를 매년 최소 물가상승률만큼 올리는 조항도 넣었고 건물 가치도 올랐습니다.”

조카에게 관리소장을 맡겨 빌딩을 관리하던 한 80대 고객은 보증금 횡령 사건이 일어나자 신탁을 맡기기도 했다. 친척이라서 법적 대응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던 고민이 사라진 것이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은행이 받는 기본 수수료는 전체 수탁금액의 0.2%. 여기에 연 관리비를 추가로 받는다. 그는 “처음엔 수수료 때문에 위탁을 망설이던 고객도 서비스를 받으면 만족해한다”며 “신탁 후 계약을 해지한 경우는 해외에서 살다가 국내로 들어오며 직접 관리하기로 한 한 건뿐”이라고 설명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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