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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석유공사 첫 회의
석유協, 삼성토탈 가입 보류
[ 김재후 / 강현우 기자 ] 내년 초 국내 5위권 주유소 사업자가 나온다. 정부가 전국 1000여개 알뜰주유소를 별도법인으로 만들어 독립시키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3일 경기 안양시 석유공사에서 오는 6월까지 알뜰주유소 법인화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첫 회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법인화 방안으로 △석유공사 자회사 △석유공사 농협 도로공사의 공동 출자회사 △석유공사와 민간회사의 공동 출자회사 △민간회사들의 공동 출자회사화 등의 안을 다각도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알뜰주유소는 농촌지역에 농협(463개), 고속도로에 한국도로공사(160개), 나머지는 자영업자(408개)가 소유권을 갖고 있으며 석유공사가 관리책임을 맡아 값싼 유류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1031개로 전국 주유소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별도 법인화를 서두르는 이유는 40명 안팎의 석유공사 직원만으로는 알뜰주유소의 마케팅이나 사업 확대에 제약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업계는 알뜰주유소의 최종 법인 형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 ‘빅4’가 장악하고 있는 주유소 시장에 새로운 대형사업자가 출현하기 때문이다.
일단 알뜰주유소에 참여하고 있는 농협과 도로공사의 지분 참여 가능성은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최대 관심사는 삼성토탈의 참여 여부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알뜰주유소에 휘발유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토탈이 알뜰주유소 법인에 주요 주주로 참여할 경우 단숨에 5위 사업자의 위상을 확보함으로써 정유-주유 사업을 본궤도에 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회사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삼성토탈 고위 관계자는 “개별 주유소 사업은 전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묘한 상황에서 한국석유협회는 이날 정기총회를 열고 삼성토탈의 협회 가입 여부에 대한 투표를 보류했다. “신중하게 검토한 후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속내는 삼성토탈의 시장진입을 껄끄럽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 알뜰주유소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름값이 수상하다”고 발언한 이후 인근 시중 주유소보다 L당 70~80원 싼 가격에 기름 공급을 목표로 등장한 주유소. 2011년 11월 정부가 ‘알뜰주유소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구체화됐다.
김재후/강현우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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