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운 기자 ] 35세의 직장인 김모씨는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막상 가입은 망설이고 있다. 한번 가입하면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증시가 급락하더라도 환매할 수 없다는 점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지난 17일부터 소장펀드가 출시돼 가입을 받기 시작됐지만 초반 성적표는 부진하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소장펀드의 판매 계좌는 지난달 28일 기준 9억8200만개, 판매잔고는 130억8000만 원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장펀드 가입을 망설이게 하는 단점으로는 긴 투자기간과 높은 위험이 꼽힌다. 소장펀드는 자산의 4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 한번 가입하면 펀드를 갈아타기도 힘들고, 증시 상황이 어려워지더라도 채권 등 안전형 자산으로 100% 전환은 불가능하다.
주식투자에 대한 손실이 걱정스러운 투자자라면 롱숏 등의 헷지전략을 사용하는 절대수익추구형 소장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절대수익추구형 펀드란 증시의 상승과 하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하게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을 추구하는 펀드를 말한다. 보통 예금금리보다 높은 연 5~10% 정도의 수익률을 내는 것이 목표다.
최근 프라이빗뱅킹(PB) 고객 등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은 롱숏펀드도 이에 속한다.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에 대해서는 매수(롱)를 하고,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은 차입 후 매도(숏)를 하는 롱숏 전략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식에 대한 실질적인 노출은 거의 없도록 운용할 수도 있다.
증시가 상승할 때에는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들만큼 높은 수익을 거두기 어렵지만, 반대로 증시가 하락할 때에도 손실폭이 크지 않다.
박동우 NH-CA자산운용 마케팅본부 팀장은 "소장펀드의 경우 소득공제 혜택만 계산하더라도 1년에 6.6%의 수익률을 내는 효과가 있다"며 "원금만 고스란히 유지하더라도 연 12.2% 이자의 적금에 가입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라고 밝혔다.
1년 이자가 3%인 적금에 360만원을 넣었다고 하면 실제로 받는 이자는 4만9500원으로 세전으로 1.63%, 세후 1.37% 수익률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장펀드에 360만원을 넣으면 23만7600원을 환급받게 되는데 이는 적금의 세후 수익률과 비교하면 1년에 12.2%의 고정금리를 매년 받는 것과 같은 수익이다.
박 팀장은 "안전하게 자금을 유지하고 싶지만 소장펀드의 절세 혜택은 누리고 싶은 투자자라면 절대수익형 소장펀드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자산운용사들은 기존에 양호한 성과를 기록한 인기 롱숏펀드나 새롭게 출시한 절대수익형 펀드를 소장펀드로도 함께 내놓는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현재 출시된 절대수익추구형 소장펀드로는 '대신 멀티롱숏' 소장펀드, '마이다스 거북이70' 소장펀드, '에셋플러스 해피드림투게더 ' 소장펀드, 'NH-CA 하이파이브' 소장펀드, 'KDB 코리아 하이브리드' 소장펀드, '키움 장대' 소장펀드 등이 있다. 이 밖에 전환형(엄브렐러) 펀드인 신한BNPP 소장펀드 전환형중에도 절대수익형인 '코리아롱숏' 펀드가 포함돼 있다.
김세영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스마트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절대수익형 소장펀드는 증시가 하락할 때 손실폭이 크지 않지만, 상승할 때에는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들만큼 높은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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