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4월부터 희망퇴직·전직 접수…"조직·인력배치 효율 제고 차원"
[ 김희경 / 김은정 / 황정수 기자 ]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이 상반기 중 1000명이 넘는 대규모 감원을 추진중이다.
규모는 삼성생명이 최대 1000여명, 삼성증권은 500명에 달할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계열사로의 전직, 창업지원, 희망퇴직 등의 방법을 통해서다. 조직과 인력배치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다른 금융계열사인 삼성화재와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은 현재 인원을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생명, 희망퇴직 전직지원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희망퇴직과 다른 계열사로의 전직, 창업지원 등을 통해 전체 임직원(계약직 포함 6550명)의 20%에 육박하는 1000여명 안팎을 줄이는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부장급 인력을 중심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원하는 직원에 대해 삼성그룹 다른 계열사로의 전직도 돕기로 했다. 작년에 실시했던 창업 지원도 이뤄진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하반기 창업 휴직 등을 통해 250명의 인력을 줄였다. 올초에는 전국에 있는 영업점 90개 이상을 감축했다.
이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은 제조업체의 매출에 해당하는 수입보험료가 줄고 있는 데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삼성생명의 수입보험료는 15조6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4% 줄어든 5860억원을 기록했다. 운용자산이익률도 연 4.2%로 업계 평균(4.7%)을 밑돌았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구조조정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3년 만에 희망퇴직
삼성증권도 3년 만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상은 소매영업부문이다. 감축 인원은 전체 직원(계약직 포함 2736명)의 20% 수준인 최대 500명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증권의 희망퇴직은 2011년 말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삼성증권은 100여명의 차·부장급 등 관리직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지난해 7월엔 과장, 대리급 130명가량을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 계열사로 전환배치했다. 이에 따라 2011년 3400여명이던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736명으로 20% 정도 줄었다.
삼성증권의 수익성은 악화되는 추세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1년 12.12%에서 작년 9월 1.22%로 급락했다.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의 당기순이익도 240억원에 그쳤다. 삼성증권은 이에 따라 부서별 예산을 약 30% 깎고 업무용 차량도 50여대 줄이는 등 경비 절감에 나선 상태다. 삼성증권은 이와 관련, “구조조정을 검토하는 단계일 뿐 구체적인 방침을 확정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업계에서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구조조정이 다른 회사로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은 이미 500여명의 희망퇴직을 추진 중이다.
김희경/김은정/황정수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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