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인베스트먼트 실사 마무리, 부채 포함 총 1조1000억에 인수키로
4300억 현금 유입, 1300% 부채비율 600% 이상 떨어질 듯
국민연금 등 투자 검토
이 기사는 03월25일(05: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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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LNG선 사업부 매각으로 43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 지난달 부산 신항만 지분 49%를 팔아 500억원을 확보하는 등 대량 현금 유입으로 현대상선은 작년 말 기준 1300% 수준이던 부채비율을 700% 대로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NG선 사업부 매각 입찰에서 지난달 1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IMM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실사를 마치고, 1조1000억원에 총 10척의 LNG선과 사업권, 인력 등을 인수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이 현물 출자 방식으로 신규 법인을 만들면 이 회사의 지분 100%를 IMM이 사가는 방식이다.
현대그룹과 IMM은 당초 매각 범위를 놓고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상선이 한국가스공사와 최장 2028년까지 장기 운송 계약을 맺고 있는 10척의 LNG선만 매각하려고 했으나 IMM은 영업권과 LNG사업부 인력까지 모두 인수하길 원했다.
현대상선으로선 알짜 사업부를 되찾아와야 한다는 목적이 있었던 셈이다. 현대상선이 운송하는 물량은 국내 LNG 수요의 20%인 연간 730만t 규모인 데다 LNG 수송 시장의 진입 문턱이 워낙 높아 이익률은 박해도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다. 일각에서 현대그룹의 ‘파킹설’이 제기됐던 이유다. 나중에 되찾아 올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는 주장이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파킹은 없다”며 “현대상선이 향후 LNG 사업에 10년간 뛰어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이 LNG 사업부 매각에도 성공하면서 현대그룹은 3조원대 자구 계획안의 이행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현대상선은 이미 컨테이너 1만8097대를 매각해 563억원을 확보했고, KB금융지주 주식 113만주도 처분해 465억원을 마련했다. 상반기 중 보유 주식 장내 매각을 통해 930억원, 부산 용당 컨테이너야드 부지 매각을 통해 700억원의 자금을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 여기에 부산 신항만 지분 매각과 LNG선 사업부 매각까지 포함하면 자구 계획안을 내놓은 이후 올 상반기 내에 7458억원의 현금 유입이 가능한 셈이다.
작년 말 현대상선의 부채는 6조3969억원으로 8463억원의 자본금과 비교한 부채비율은 무려 1396%(개별 재무제표 기준)에 달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자본금이 조금만 늘어도 부채비율이 급격히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LNG선 사업부 매각으로 4300억원이 유입되면 부채비율을 600% 이상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LNG선 사업부 인수를 위해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 중이다. 현대상선 부산 신항만 지분 인수에 참여했던 국민연금, 과학기술공제회, KT캐피탈 등이 이번에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수익률이 관건이긴 하지만 IMM이 워낙 넓은 투자자 풀을 확보하고 있어 돈을 모으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딜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금융위원회가 M&A(인수·합병)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허용한 영업 양수도 방식의 M&A가 적용될 지 여부다. 당초 금융위는 현대상선의 LNG사업권 양도를 사례로 들면서 관련 규제를 풀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하는 터라 규제 완화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기존 법규상으로 사모펀드(PEF)는 반드시 주식(equity)에만 투자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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