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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신화의 ‘HERE’, 돌아 ON 여섯 오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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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진 기자] 신화와 신화창조 사이에는 조금의 빛바램도 없었다. 오랫동안 지켜낸 것들,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의 가치를 아는 그들 사이에 또 한 번의 깊은 추억이 만들어졌다.

3월23일과 24일 양일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신화의 ‘2014 SHINHWA 16TH ANNIVERSARY CONCERT HERE’가 개최됐다.

공연 타이틀 ‘히어(HERE)’는 2001년 신화의 첫 콘서트를 포함, 공백 후 가졌던 2012년 4월 컴백 콘서트 등을 펼쳤던 공연장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상징하는 것.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 하기 위한, 새로운 시간과 추억을 만들어 나갈 바로 이곳’이란 뜻을 표한다.

메인스테이지 외 스탠딩석을 마련하여 신화는 관객과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했고, 줄기로 뻗어 나온 돌출 무대를 오가며 입체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또한 ‘비너스(Venus)’, ‘슈팅 스타(Shooting Star)’, ‘퍼펙트 맨(Perfect Man)’ 등 히트곡들은 화려한 비주얼 영상, 몽환적인 조명이 조화된 무대로 알차게 선보여졌다.


오프닝 영상이 흐른 뒤 이윽고 암전, 다시 환한 조명이 차오르자 체조경기장을 가득 채운 수만 명의 폭발 함성과 함께 스크린 사이로 이날의 주인공인 신화의 다섯 멤버가 등장했다. 신화는 오프닝 무대로 ‘스카페이스(Scarface)’, ‘비너스(Venus)’, ‘브랜드 뉴(Brand New)’ 무대를 태풍처럼 연달아 쏟아내며 분위기를 고속으로 달궜다.

‘슈팅 스타(Shoothing Star)’, ‘레드 카펫(Red Carpet)’, ‘헤이, 컴 온(Hey Come On)을 선보인 무대에서는 특유의 절제 된 퍼포먼스가 선보여졌고 여느 아이돌 그룹에게서 느낄 수 없는 원숙한 매력이 무대 깊게 드리웠다.

11집 앨범까지 차근히 선보인 음악적 성취도 만족스럽다. 걸작은 아니지만 지난 16년을 기념하는 콘서트에서 온전히 자신들의 음악을 선곡해 부를 수 있다는 점. 수 많은 것들이 뒤바뀐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그들의 색은 뚜렷했고 뒤쳐지지 않았 다는 것은 ‘최장수 아이돌’이 갖는 진정한 성과일 테다.

이들은 공연 중간, 서슴없는 입담을 구사하며 공연을 지루할 틈 없이 즐기도록 했다. 특히 전쟁에 투입된 군인이라는 에피소드와 이로 인해 노년의 삶까지 후유증을 안고 살게 된 신화 멤버들의 코믹스런 연기를 담은 ‘지옥에서 ON 신화중대’는 세 번에 걸쳐 공개되며 시원한 재미를 안겼다.

붉은 색의 제복 의상에서 푸른색의 말끔한 수트 차림을 한 신화는 신나는 노래들로 함성을 이끌더니 ‘미드나잇 걸(Midnight Girl)’과 ‘웃다’로 감성적인 모드의 변신을 꾀했다. 웃음과 진지의 경계를 능수능란하게 오가는 모습은 16년차 아이돌의 클래스를 증명하는 대목.

신화는 멤버별 근황도 알렸다. 인터뷰를 위해 일일 콘서트 MC로 변한 전진은 멤버들에게 쉬면서 한 일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신혜성은 “스포츠를 즐겼다. 어차피 앨범을 위한 일이기도 하니깐”이라는 대답을 내놨고 이민우는 ‘택시’의 활동 사실과 함께 “‘댄싱9’ 레드 마스터로 활동하게 됐고 얼마 전에는 브라질 정글에 다녀왔다”며 피로 섞인 말투로 웃음을 던졌다.

에릭은 “개인 앨범과, 블록버스터 영화, 신화 연말 앨범 프로듀스 등을 앞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해 팬들을 폭소케 했고 전진은 “좋은 앨범과 모습들로 인사드리겠다. 많은 응원을 해달라”고 다짐과 당부를 전했다.

이후 이들은 이따금씩 목에 물만 축이며 ‘Jam #1’, ‘마네킨(Mannequin)’, ‘온 더 로드(On the Road)’ 등의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 오차 없이 자기관리를 한 최정상의 무대를 뽑아냈다.


대망의 피날레는 노래 대신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멤버 앤디가 장식했다. 신화는 자숙 중인 멤버 앤디를 불러 세워 진심으로 사죄할 자리를 마련했고 블랙 수트 차림으로 등장한 앤디는 “이 무대에 서도 될지 용기가 나지 않아 망설였다. 하지만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무대에 서게 됐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에는 “반성과 자숙을 하고 있다. 팬들이 너무나도 보고싶었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민우는 “완전체로 함께 반드시 올 해 10월께 앨범으로 다시 만날 것”임을 밝히며 팬들에게 여운을 남겼다.

신화는 16년의 세월을 앞세워 단순히 추억 팔이에 나선 가수가 아닌 현재에도 잘 나가는 오빠들 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팬들 역시 ‘HERE WE ARE’라고 쓰여 진 오렌지색 팬 카드를 들고 신화를 마주하며 우정에 힘을 실었다.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가수’가 아닌 ‘현재 진행형’의 길을 걷는 최장수 아이돌의 면모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16주년 콘서트. 11장의 앨범에 수록된 무수한 곡들 중 엄선한 셋리스트, 그리고 깜짝 선물로 나타난 앤디의 등장은 180분의 러닝타임을 더욱 특별하게 했다.

한편 신화의 16주년 기념 콘서트는 2회 공연 매진으로 총 2만 7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저력을 과시했으며 이날 콘서트에서 2014 하반기 정규 12집 앨범 발매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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