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 2146만원 가장 비싸…고려·연세·경희대 順
건대 2014년 9.8% 인상…장학금은 줄어 부담 가중
[ 배석준 / 홍선표 기자 ]
올해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2학년인 이종윤 씨(31)는 등록금 납부를 거부했다. 새학기 등록을 앞두고 학교 측에서 연간 등록금을 151만4000원 인상했기 때문이다. 올해 부담할 등록금은 1848만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장학금은 줄었다. 학교는 장학금 비율을 75%로 약속했다가 최근 로스쿨생들에게 문자로 장학금 비율을 40%로 줄인다고 통보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비싼 등록금을 장학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건국대를 선택했다”며 “등록금 인상과 장학금 축소로 과도한 부담을 지게 됐다”고 말했다.
건국대 로스쿨이 올해 등록금을 전년에 비해 9.8% 올려 로스쿨 가운데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이면서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전체 학생 128명 중 60여명이 납부 기한을 넘겨 등록금을 내지 않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중 10개가 등록금 인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앙대는 등록금을 작년에 비해 8%(140만원) 인상했다. 서강대는 3.8% 올렸고 성균관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강원대의 인상률은 3%였다. 이들 10개 대학의 평균 인상률은 3.9%였다. 이에 로스쿨생들의 모임인 전국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기자회견장에서 ‘로스쿨 등록금 폭등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2009년 출범한 로스쿨 제도가 ‘돈스쿨’로 전락됐다는 오명과 함께 서민들의 법조계 진출을 막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한 해 등록금이 2000만원을 넘는 로스쿨은 세 곳이다. 성균관대 로스쿨의 등록금이 2146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고려대 2074만원, 연세대 2048만원이었다. 경희대, 아주대, 영남대, 동아대 로스쿨이 각각 1998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국립대 중에서는 서울대 로스쿨이 134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에 비해 0.25%를 인하한 액수다. 연세대 로스쿨을 다니는 한 학생은 “부모님에게 학비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나머지는 대출을 받고 있다”며 “솔직히 서민들이 이 등록금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기존 법대 교수들이 동일한 내용을 가르치는 만큼 등록금을 올려야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김명기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사무국장은 “교수를 두 배 이상 더 뽑았기 때문에 등록금이 오른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차상위계층까지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석준/홍선표 기자 eulius@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