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수출경합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자동차(부품)·기계·전기전자 등 한국 주력 수출품목의 경합도가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엔저)의 위력이 본격화하면 수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17일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작년 한-일 수출경합도는 0.501로 사상 처음으로 0.5선을 돌파했다.
수출경합도란 수출상품 구조의 유사성을 계량화해 외국시장에서의 국가간 경쟁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경합도가 1에 가까울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장상식 무협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일 수출경합도가 0.5를 넘어섰다는 것은 수출품목 구조가 최소 50% 이상 유사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세계 1위 무역국인 중국과의 수출경합도가 0.377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일 경합도 수치가 더욱 도드라진다.
일본이 여러 산업에서 경쟁력 추락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출에서만 보면 여전히 우리나라의 최대 난적이라는 사실이 새삼 확인된 것이다.
최근 한·일 수출경합도를 보면 2006년 0.484에서 2007년 0.449, 2008년 0.446으로 점차 내리막길을 걷다가 2009년 0.455로 반등한 뒤 2010년 0.467, 2011년 0.475, 2012년 0.481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품목별로는 우리나라 7대 수출품인 자동차부품의 경합도가 역대 최고치인 0.560을 기록한 게 눈에 띈다.
자동차부품의 한·일 경합도는 2007년 0.386, 2009년 0.393, 2011년 0.460 등으로 주요 수출품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우리나라 제품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꾸준히 성장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일본의 강력한 맞수로 등장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한·일 간 경쟁이 나날이 격해지면서 일본을 넘어서지 않으면 지속 성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반도체장비(0.766), 자동차(0.707), 산업기계(0.690), 철강판(0.646), 반도체(0.584), 중전기기(0.582), 플라스틱(0.541)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은 대부분 일본과의 경합도가 높았다.
향후 한·일 수출경합도는 엔저 요인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저가 아직 우리나라 수출산업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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