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규제 없애라 한경 기업 신문고
풍력발전소 산림청 "지원"…타부처는 '발목'
[ 이태명 / 김주완 기자 ] “육상 풍력발전소 건설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신원섭 산림청장)
“말씀은 그렇게 하는데 잘될지 모르겠네요.”(중소기업 A사 사장)
12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5차 무역투자진흥회의. 신원섭 산림청장은 지난해 5월 같은 회의에서 나온 ‘육상 풍력발전소 건설 사업계획’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산지 등 그동안 건설허가를 내주지 않았던 지역에 풍력발전소를 지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 하지만 풍력발전사업을 하는 A사 사장은 산림청장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지 의구심을 드러냈다. 환경부 등이 반대하면 다시 표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규제는 원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도 산업현장의 불신은 여전하다. 한쪽에선 규제를 확 풀겠다고 하면서 다른 쪽에선 규제를 강화하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재계에선 규제 개혁과 관련, ‘한 정부, 두 목소리’ 현상을 없애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대표적이다. 중소기업청과 동반성장위원회는 2011년 대기업이 LED 조명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가했다. 이 때문에 보급률이 저조해지자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비공식 채널을 통해 중기청에 공공부문이라도 대기업 진출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기청과 동반성장위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 중이다.
또 심장박동수를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기술(IT) 융·복합을 위해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기기는 안전성을 우선해야 한다”며 출시 허가 결정을 미루고 있다.
경복궁 인근 대한항공 호텔 신축 문제도 문화체육관광부는 허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반대 의견을 고수하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통령이 아무리 규제를 없애자고 해도 공무원들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정책당국의 엇갈린 목소리에 기업들만 헷갈리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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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명/김주완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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