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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휴대폰 매장 "주말 겨우 4대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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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 D-2…방통위 추가징계 예고에 통신사 보조금 경쟁 주춤

10만건 넘기던 번호이동 3만건 밑으로 뚝 떨어져
"두 달간 장사 접어야하나" 판매점 주인들 한숨



[ 심성미 / 전설리 기자 ]
“주말에요? 겨우 넉 대 팔았습니다. 오전엔 아직 손님 한 명도 안 왔어요.”(서울 상수동 휴대폰 판매점 사장)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KT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를 사흘 앞둔 10일 오전. 서울 상수동과 신촌, 목동 일대 휴대폰 판매점들은 ‘영업정지 전 마지막 특가’ ‘영업정지 확정, 폭탄 세일’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막판 고객 확보전에 나섰다. 그러나 자극적인 광고문구가 무색하게 휴대폰 매장은 한산했다. 영업정지를 앞두고 스마트폰을 서둘러 바꾸려는 이용자가 많을 거라는 예상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지난 7일 통신사 영업정지가 확정된 이후 손님이 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신촌의 한 휴대폰 매장 사장은 “지난 주말 이틀 동안 다섯 대밖에 팔지 못했다”며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매출”이라고 말했다.

이날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등 통신3사의 영업정지가 확정된 후 번호이동(통신사를 바꿔 가입하는 것) 건수는 오히려 줄었다. 지난 3일 번호이동 건수는 6만7651건에 달했지만 7일엔 2만3160건에 그쳤다. 8~9일 주말엔 하루평균 3만여건의 번호이동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하루 번호이동 건수가 2만4000건이 넘으면 ‘시장 과열’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시장 열기가 급격히 식은 데는 현재 스마트폰을 새로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미 지난달 벌어진 ‘스마트폰 대란(보조금 지급 경쟁)’ 때 새로 스마트폰을 살 사람은 다 샀다는 얘기다. 상수동의 한 스마트폰 판매점 사장은 “지난달 아이폰5S, 갤럭시노트3 같은 고급 기종이 10만원대에 팔리면서 제품을 바꿀 만한 사람은 다 바꿨다”며 “영업정지를 앞두고 있더라도 스마트폰이 고장난 경우 등을 제외하면 바꾸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2·11 대란’으로 불렸던 지난달 11일 번호이동 건수는 10만9000건에 달했다. ‘2·26 대란’ 땐 7만9000건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13일 보조금 대란 주도 사업자 한 곳을 찍어 추가 제재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통신사들이 보조금 지급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휴대폰 판매점들은 울상이다. 한 판매점 사장은 “영업정지에 들어가면 판매량이 3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며 “임대료도 안 나올 판에 두 달 동안 장사를 아예 접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상수동의 다른 판매점 사장은 “‘갤럭시S3 17만원 대란’ 당시 반짝 장사한 뒤 두 달 동안 손님이 없었다”며 “보조금 때문에 판매점주들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다”고 토로했다. 용산 전자상가의 한 판매점 직원은 “영업정지 때마다 수익이 줄어 폐업한 매장이 많다”며 “영업정지로 인해 피해를 보는 건 통신사가 아닌 중소 판매대리점뿐”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도 혼란스럽다. 신촌의 한 매장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씨(24)는 “삼성이 다음달 11일 판매를 시작하는 갤럭시S5를 사려고 기다렸지만 통신사 영업정지 소식을 듣고 맘을 바꿨다”며 “두 달을 기다릴 수 없어 LG전자의 신형 스마트폰인 G프로2로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 추가 징계를 앞두고 일부 통신사는 자구책으로 번호이동 대신 감시가 소홀한 기기변경(통신사를 바꾸지 않고 휴대폰만 교체하는 것)에 보조금을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통신사는 지난 주말 LG전자 GX 기기변경 프로그램에 약 8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영업정지를 앞두고 최대한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구형 모델 위주로 기기변경용 보조금을 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성미/전설리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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