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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연공기전지 개발 엄승욱 한국전기硏 책임연구원 "총 맞아도 끄떡없는 안전한 미래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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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프런티어

리튬이온전지보다 저렴
생산단가 10분의 1
충전되지 않는건 해결과제



[ 임근호 기자 ]
리튬이온전지는 1990년 일본 소니가 개발했다. 충전과 재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 가운데 에너지 밀도가 높은 편이고 기억 효과가 없어 널리 퍼져나갔다. 지금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비롯해 전기자동차에까지 쓰이고 있다.

하지만 다가오는 미래에 대응하기엔 리튬이온전지는 에너지가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4일 한국전기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가지면서도 리튬전지 대비 10분의 1의 가격에 제조할 수 있는 아연공기전지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아연공기전지 개발의 주역인 엄승욱 한국전기연구원 전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지난 7일 “아연공기전지는 폭발 위험이 없으면서 납축전지의 다섯 배, 리튬전지의 두 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차세대 전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 세계 최고 에너지 밀도

아연공기전지는 말 그대로 아연과 공기중의 산소를 재료로 쓰는 전지다. 엄 책임연구원은 “전지의 음극재로 아연 파우더를 쓰고 양극재로 산소를 사용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연이 지구상에서 23번째로 흔한 금속이다 보니 희토류에 속하는 리튬보다 생산 단가가 싸다. 아연은 국내에서 고려아연 영풍 같은 업체들이 아연광석을 들여와 제련하고 있지만 리튬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리튬이온전지는 열을 받으면 폭발할 위험이 크지만 아연을 쓰면 이런 위험이 없어진다. 그는 “이번 연구 자체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군에서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전지를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받아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아연공기전지는 전장에서 총알을 맞아도 터지지 않을 정도로 안전하다”고 말했다.

전기연구원에서 개발한 아연공기전지는 ㎏당 395Wh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전장에서도 오랫동안 쓸 수 있다.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 밀도는 ㎏당 200Wh 정도다. 그는 “통신 장비뿐 아니라 무인항공기, 미래 병사용 입는 장비 등에 쓸 수 있다”고 내다봤다.

◆2차전지·간이 발전소로 발전

아연공기전지의 한 가지 부족한 점은 충전이 안 된다는 것이다. 엄 연구원은 “지금으로선 아연을 다 소모하고 나면 이를 갈아끼우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충전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기술적인 장벽을 넘지 못해 충전을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리튬이온전지처럼 자유자재로 충전하는 2차 전지로 발전할 것이란 얘기다.

엄 연구원이 또 연구 중인 것은 아연공기전지를 간이 발전소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그는 “아연을 끊김 없이 공급할 수 있게 되면 바로 소형 발전기가 된다”며 “에너지 효율도 70~80%로 화력발전소의 40% 수준보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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