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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미운오리 '건설주'…미워도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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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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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하나 기자 ] 서울에 사는 개인투자자 김모 씨(직장인·32)는 틈날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GS건설 주가를 확인한다. 주가가 오름세를 타면서 원금 회복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해외 저가수주로 몸살을 앓던 GS건설이 부실 정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가도 기지개를 켰다. 지난해 4월 터진 '어닝쇼크'로 주가가 단숨에 30% 빠졌을 때, 그는 저가매수 기회다 싶어 1100만 원 어치를 투자했다. 그러나 매입 당시 3만9000원이던 주가는 두달 만에 34% 더 빠졌다. 그는 이제 묵혀뒀던 주식이 빛을 볼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 국내 주택 비중 높은 건설주 '상승'


    '미워도 다시 한번'

    김 씨처럼 건설주로 다시 시선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갖는 생각이다. 건설사들은 지난해 대규모 부실털기로 체질개선에 힘썼다. 국내 주택가격의 하락세가 완화되고 정부가 부동산시장 살리기에 팔을 걷어 붙인 것도 건설주에 온기가 도는 배경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건설업종 베스트 애널리스트 초청 강연회'에는 150여 명이 몰렸다. 강연이 끝나고도 1시간 가까이 질문 세례가 이어졌다.

    이날 강사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의 변성진 부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예전보다 똑똑해졌음을 느꼈다"고 했다. 꿈틀대는 부동산경기에 동요하기보다는 건설사들이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정말 탈바꿈했느냐에 투자자들이 따져보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말 전국 미분양주택은 5만8576가구로 2006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주택용지를 확보했거나 확보할 계획이 있는 회사들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해외저가 수주 관련 부실을 안고 있는 회사들은 여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급등한 건설주들을 봐도 국내 건설 비중이 높은 곳의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1월말 이후 전 거래일까지 23.1% 올랐다. 한신공영(27.5%), 계룡건설(56.1%) 등 중소형주도 크게 뛰었다. 같은 기간 전체 건설업종지수는 8.7%, 코스피지수는 1.1% 올랐다.

    ◆ 단기 급등 … '정부의 입' 믿어야 하나

    최근 건설주 상승을 부채질한 '정부의 입'을 두고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한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립 서비스로 부동산시장을 띄워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법적 절차까지 보증한 것은 아니다"라며 "부동산경기 활성화는 창조경제라는 큰 틀에 끼워맞추기 어정쩡한 측면이 있고 가계부채를 늘릴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건설 비중이 높은 회사들이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지만 실제로 기대를 실제로 충족시킬지는 그때그때 확인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에서 밝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합리화 방안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합리화'가 반드시 완화를 의미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쪽에선 이번 발표의 가장 큰 수혜주는 건설주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건설주가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휩쓸리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변성진 부장은 "상승 바람에 동행한다면 이미 한 템포 늦는 것"이라며 "나름의 기준을 갖고 주가가 어느정도이면 바닥권인지 또는 벅찬 레벨인지 감을 익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적자를 낸 건설사들의 속출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 ·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 주가의 수익성 지표 역할을 하지 못했으나 향후 몇년 안에는 다시 제 몫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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