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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진열대 위에서 '울고 웃는' 중소 식품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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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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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정동 기자 ] 대형마트의 다양한 중소 식품업체 지원정책 덕분에 '수출 길'이 열리는 등 중소업체 공장들이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일부 업계에선 '과열 경쟁'이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부터 자체 브랜드(PL·PB) 제품뿐만 아니라 콜라보레이션(협업) 상품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이 마트 주도로 팔리면서 기존 브랜드 제품들의 볼멘소리까지 터져나오는 분위기다.

    롯데마트가 이달부터 판매를 맡게 된 '콜라보(협업) 막걸리'와 이마트 '반값 홍삼'이 대표적인 경우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동주조, 성광주조, 참살이 등 중소 막걸리 제조업체 3곳과 협업해 '어깨동무 막걸리' 3종을 이날 출시했다. 디자인과 마케팅만 롯데마트가 담당한다.

    롯데마트의 '어깨동무' 시리즈는 대형 유통기업이 중소 제조업체들과 협업해 판로를 지원하고 판매와 운영에 도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 '어깨동무 막걸리'는 지난해 8월 롯데마트가 중소 두부제조업체들과 협업해 내놓은 '어깨동무 두부' 시리즈에 이은 두번째 콜라보 상품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근 막걸리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전국 600여개 영세 양조장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막걸리 협동조합을 만들어 중소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번 기획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막걸리 업계는 두 손 들고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막걸리 시장이 급격하게 쪼그라든 상황에서 대형 유통기업과 협업이 시장 파이를 키우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막걸리 시장은 2012년을 정점으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통계청 집계 결과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막걸리는 36만64780kl로, 2012년보다 6.8% 감소했다. 국내 업체들의 수출량도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줄었고, 대표적 제조업체인 국순당의 영업이익도 75% 가량 쪼그라들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막걸리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시장진출이 막혀 있다보니 제품의 질과 디자인 측면에서 발전이 더딘 상태"라며 "대형 유통기업이 디자인과 사업 운영에 참여한 것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되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지난해 이마트의 시장 진출로 과열 경쟁을 보이고 있는 홍삼 업계는 울상이다.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는 대형 유통기업의 등장으로 '울며 겨자먹기식' 가격 인하가 이뤄질까 노심초사해서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종근당건강과 함께 자체브랜드(PB) 홍삼정을 출시해 소위 '대박'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 파우치 타입의 '홍삼진액'과 '홍삼추출액'을 연달아 출시하면서 기존 업체들과 '홍삼전쟁'에 불씨를 당겼다.

    이마트에서 판매한 이 제품의 가격은 국내 홍삼 시장 1위 업체인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19만8000원)과 2위 업체인 농협한삼인(16만8000원)의 비슷한 용량의 제품과 비교해 절반(9만9000원) 수준이다. 대리점 등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고 판매비를 줄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홍삼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반값' 홍삼 마케팅으로 이 시장의 저변이 확대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면서도 "품질에 대한 담보 없이 무리하게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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