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주식시장이 긴 겨울에서 벗어나 환절기에 접어들었다. 연초 이후 부진하던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귀환 바람을 타고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거래대금이 3조 원 대에 머물러 탄력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긴 힘들지만 추세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외국인과 해외 변수의 안정, 작년 4분기 실적의 불확실성 해소 등이 봄꽃을 틔울 싹으로 꼽힌다.
◆ 외국인, 5일째 러브콜 … 코스피 우군 역할
27일 코스피지수는 기관 매도에 밀려 하락 출발했다. 장중 외국인이 '팔자'에 나서 1960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은 기관 매도에 맞서 다시 주식을 사들여 코스피 우군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날까지 5일째 순매수 행진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는 선진국 증시와 동조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며 "가장 큰 원동력은 외국인의 현·선물 동반 매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본격적인 주가 상승기로 단정하긴 시기상조이지만 외국인 매수가 지속되는 한 코스피 반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동안 중소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시총 상위 대형주의 수익률 격차가 축소될 것" 이라며 "외국인과 연기금이 선호하는 시총상위 종목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도 "국내 수급 여건이 개선되며 코스피 추가 상승 기대가 커졌다" 며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에 대비해 시총 상위주 가운데 외국인 보유 비중이 확대된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미·일 변수 완화 … 중국 리스크는 속도 조절 요인
가장 큰 대외 변수였던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엔화 위험은 잦아들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간밤 미국 증시는 1월 신규 주택판매가 시장 예상을 웃돌며 상승했다. 지난 달 신규 주택판매는 전달보다 9.6% 증가한 46만8000건으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 성장의 주축인 민간부문이 고용 회복과 소득 증가에 힘입어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며 "혹한 여파로 일부 지표들이 추가 둔화 양상을 보인다 해도 글로벌 경기 상승 동력(모멘텀)에 따른 수요 회복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일본은 1월 무역수지 적자가 2조7900억엔에 달하는 등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의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며 "추가 양적완화 정책의 시행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원엔 환율 변동성은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유동성 위축 우려가 재차 부각되는 점은 국내 증시의 속도 조절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마무리되면서 실적 하향으로 인한 우려가 사라졌다는 건 긍정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실적 모멘텀 측면에서는 조선, 자동차, 반도체 업종이 관심 대상" 이라며 "조선은 올해 본격적인 업황 회복이 진행되고, 자동차 역시 환율 변동성이 낮아지며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등에 업고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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