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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황 속 '광고의 힘'②] 증권가 톱모델 실종사건…"돈 없어도 기발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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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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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현/강지연 기자 ]

    "증권사 광고 맞아요? 엄청 신선하고 재밌네요."
    "증권 광고를 이렇게 집중하고 본 건 처음이에요."

    지난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선 KDB대우증권 광고가 단연 화제였다. 유튜브 조회 수가 60만 건에 달하는 이 광고 영상은 TV와 라디오에선 볼 수 없는 'SNS 전용' 으로 제작된 것.

    배우 정우와 함께 영화 '바람'에서 호흡을 맞췄던 세 명이 영상에 등장한다. 이들은 영화 속 유행어인 "그라믄 안돼"를 외치며 영화 '타짜'를 패러디했다.

    광고를 기획한 이수호 KDB대우증권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주식을 새롭게 시작하는 30대 직장인들이 타깃이었다"며 "TV보다는 페이스북이 비용 대비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획할 때는 성공 여부에 대해 확신할 수 없었지만 촬영장 분위기가 워낙 재밌어 '잘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 팀장은 "증권업계가 워낙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톱모델을 기용해 막연한 이미지를 제공하기 보다는 고객과 상품에 적절한 광고 방법을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했다"고 귀띔했다.

    KDB대우증권은 4년 전 가수 이효리를 끝으로 톱모델을 활용한 광고를 하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 광고도 톱모델 없이 인기를 끌었다.

    '고객님 8년 연속 1등이에요. 오늘도 키우고 키우고 키우고 키우고.'

    가수 노라조의 '슈퍼맨'을 개사해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케이블 광고를 방영했다. 반응은 좋았다. SNS에 브랜드 노출 빈도와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게 이 증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 톱모델 사라진 광고판…증시 불황에 광고비 '뚝'

    배우 김태희, 프랑스 소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 1 년 전까지만 해도 증권사 TV광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델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 광고에서 '억'소리 나는 톱모델들이 사라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톱모델의 자리를 대신할 기발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 경쟁에 나섰다. 불황을 맞아 적은 예산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광고로 방향을 돌린 셈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투자회사들이 협회에 심사 의뢰한 광고는 총 6478건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금융회사들의 광고 심사 의뢰건수는 2011년 7940 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이후 꾸준히 줄었다.

    반면 영업실적 악화를 이겨내기 위한 신규고객 유치, 수수료 면제 등 이벤트 광고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이벤트 광고는 1153건으로 전년 대비 27.8% 늘었다.

    안대천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차이가 거의 사라진 것처럼 증권사 역시 차별적인 우위를 내세우기 힘들어진 데다가 불황이라는 악재가 겹쳤다"며 이같은 변화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일방적으로 증권상품을 알리는 대신 타깃층이 되는 소비자들을 쫓아가기 시작했다는 것.

    안 교수는 "특히 직장인들은 TV를 보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좋은 SNS 등에서 승부를 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강지연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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