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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치료제] 한국화이자 '비아그라', '원조' 사랑의 묘약…17년간 3800만명 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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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당 6명이 먹어…세계 소비량 20억정
국내 출시 15년…"성(性)문화 바꿨다" 평가



[ 이준혁 기자 ]
1997년 제약회사 화이자는 비아그라 개발에 성공했다. 인류 최초 ‘행복 약(Happy Drug)’의 등장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2년 후인 1999년 비아그라가 국내에서 정식으로 발매됐다. 출시 당시 언론에서는 연일 비아그라를 먹은 환자들을 인터뷰하고, 비아그라가 성문화에 미치는 분석기사를 쏟아냈다.

비아그라 관련 부작용에 대한 소식은 항상 분에 넘칠 정도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20세기 최후의 위대한 발명품’이란 칭송을 받고,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일반명사로 등재된 ‘비아그라’의 유명세 덕이었다.

성(性)을 넘어 행복을 위한 약

비아그라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무려 20억정이 소비됐다. 공식적으로만 세계 남성 3800만명이 이 약을 먹었다. 지금도 1초에 6명이 비아그라를 삼키고 있다. 비아그라는 단순히 ‘블록버스터’ 신약에 그친 것이 아니다.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었다.

비아그라 등장 이후 대머리 치료제·비만개선제·기분전환제 등 이른바 ‘행복 약’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왔다. ‘약은 질병 치료를 위한 것’이라는 기존의 관념도 경계선이 모호해졌다. ‘발기부전’으로 고통받던 숱한 남성이 이윽고 음지에서 양지로 나왔다. 80대 할아버지가 비아그라 처방을 당당히 요구하고, 부인이 남편 손을 끌고 비뇨기과를 찾는 풍경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정력제를 찾아 재래시장을 기웃거리던 남성은 격감했고, 물개 성기 등을 얻기 위한 야생동물 포획의 잔인한 현장도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발기부전 환자와 비아그라를 통해 본 한국 남성의 남성성’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채수홍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는 “1950년대에 나온 피임약이 인류의 성혁명을 이끈 1차 견인차였다면, 2차 혁명은 비아그라가 맡았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비아그라는 남성성을 유지해주는 강력한 보조수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비아그라가 꺼져가던 중·장년 남성의 성생활에 부활의 불을 지펴 외도·불륜의 장으로 안내하고, 확실히 성병이 늘었고 음침한 성(性)산업을 활성화하는 데도 일조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남녀관계, 나아가 사회 전체를 섹스 지상주의로 이끌어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성계에서는 비아그라가 가뜩이나 음경 삽입 중심인 남성들의 섹스관을 한층 견고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뇌졸중·불임·기억력에도 효과

최근 개봉된 국내 영화 ‘관능의 법칙’에서도 비아그라는 화제의 중심에 있다. 중년 남편이 비아그라를 남 몰래 먹고 부부관계를 갖는 장면이 심심찮게 나온다.

실제로 40대 이상 남성의 40%, 50대 이상 50% 정도가 발기부전을 겪는다는 통계도 있다. 중년이 되면 혈관이 막히면서 발기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한국화이자에 따르면 비아그라는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국내에선 제네릭(복제약) 위세에 눌려 다소 주춤했지만 다른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는 것.

예컨대 동맥을 확장시켜 혈류를 좋게 하는 비아그라의 성분 ‘구연산 실데나필’이 뇌졸중 회복 및 기억력 향상, 불임 치료 등 다양한 용도로 연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아그라가 장시간 비행기 여행에서 오는 시차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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