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지난해 새 수장들을 맞이한 동원그룹주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두 명의 수장에겐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삼성전자 출신 최고경영자(CEO)라는 점.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이들 CEO의 활약이 동원그룹의 기업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공급관리망(SCM) 전문가'와 '해외통'으로 이름을 날린 두 수장이 동원그룹에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 적재적소에 배치한 '삼성맨', 기업 구원투수로 뛴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위기에 빠진 동원F&B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 3월 박성칠 사장(사진·왼쪽)을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 경영혁신단에 속해 공급관리망(SCM) 혁신을 주도한 주인공. SCM이란 원재료의 생산·유통 등 모든 공급망 단계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필요한 만큼만 원재료를 들여와 재고를 줄이는 관리기법으로 박 사장의 주특기다.
정보통신(IT)에서 빛을 발했던 그의 장기는 식품 유통에서도 통했다.
9개월 뒤 나타난 실적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었다. 동원F&B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0.3% 증가한 585억5200만 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2011년(589억 원) 수준을 회복했다.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경영이 아니라 마케팅비와 연구개발(R&D) 비용을 쓰면서 이뤄낸 성적이었다는 평가다.
동원산업은 '해외통'인 이명우 사장(사진·오른쪽) 체제를 가동했다. 삼성전자에서 영국, 미국 등 해외시장 마케팅을 책임졌던 이 사장을 지난해 12월 데려왔다. 지난해 미국 참치 통조림 사업에서 높은 수익을 냈던 동원산업으로선 최고의 적임자라는 평가다.
동원산업은 올해 이 사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부문을 적극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올 들어 주가 '껑충'…증권가 "본격 활약 올해부터"
새 대표 체제에 돌입한 두 회사의 주가는 올 들어 동반 상승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원F&B와 동원산업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기준으로 각각 27.55%, 12.02% 뛰었다. 동원그룹에 '삼성전자 매직'이 통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동원그룹 CEO 효과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가 새 대표 체제를 구축하는 단계였다면 올해부터는 이들 CEO의 본격적인 활약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동원산업의 경우 이 사장의 영입을 통해 해외 부문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마케팅 활동에 따른 미국 시장점유율 상승과 서유럽 시장 진입 등 동원산업의 성장 요인이 풍부해졌다는 설명이다.
동원F&B는 박 사장 효과가 올해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태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박 사장 체제 아래 동원F&B가 계열사 재편에 나서고 있다"며 "관리비용 및 원가 절감이 가능하고, 중복투자요인을 제거해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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