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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경기진단] 지표는 바닥서 '끓기' 시작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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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대형마트 매출 늘어…소비심리 호전 신호 '곳곳'
1월 고속도로 통행량 10.9% 급증…10년來 최고



[ 최진석 / 최만수 / 강진규 기자 ]
#1. 지난 14일 서울 양천구 신영시장에서 만난 정육점 주인 박선종 씨. 8년째 이곳에서 장사하고 있는 그는 무척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이번 설 명절만큼 매상이 많이 오른 적이 없었다. 이제야 경기가 좀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때문에 고전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엔 “‘장사가 안된다’는 말은 1960년대부터 있었던 말 아니냐”고 일축했다.

#2. 국내 택배업계는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하순에 총 8100만건의 택배 물량을 처리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가량 늘어난 수치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설 명절 영향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택배물량이 전년 대비 약 7%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실적”이라며 “소비 심리가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백화점 매출 증가세로 반전

현장에서 느끼는 소비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회복세가 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곳곳에서 호전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대형마트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18.4% 증가한 게 대표적이다. 전자제품 판매점인 롯데하이마트는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대형 가전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0~200%가량 급증했다. 50인치 TV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0% 늘었고 프리미엄급 냉장고와 17㎏ 이상 대형 드럼 세탁기 판매는 각각 100%와 110%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도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 늘었다. 작년 이맘때는 매출이 1.9% 줄었지만 올해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도 각각 6%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윤형진 롯데백화점 잠실점 남성스포츠팀장은 “아웃도어 분야에서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고 봄을 앞두고 청바지 매출도 좋은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 고속도로 통행량도 전년 동월 대비 10.9% 늘어 10년 만에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조사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109.0으로 2011년 1월(111.0)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종합 심리를 나타낸 것으로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이 향후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업종별 시장별 편차는 여전

다만 같은 업종 내에서도 ‘냉탕’과 ‘온탕’이 뚜렷하다. 백화점 매출 중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30%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남성복, 여성복 매출 증가율은 2% 안팎에 그치고 있다.

자동차 업종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곳의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0만6343대로 전년 동월 대비(10만4377대) 1.8% 증가에 그쳤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달 판매량이 6.2% 줄었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 경기 회복을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며 “특히 큰 차는 잘 안 팔린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수입 업체는 밀려드는 주문 때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은 1만2345대로 전년 동월 대비 20.3% 늘었다. 작년 7월(1만4953대)에 이어 수입차 사상 두 번째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최진석/최만수/강진규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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