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 IOC가 러시아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어제 2월 15일 열린 7개 경기종목의 금메달리스트에게 별도 제공하려던 ‘운석 금메달’ 전달을 연기했다는 소식입니다.때문에 이날 남자 쇼트트랙 1000m에서 1분 25초 325 기록을 세우며 극적으로 우승한 빅토르 안 (러시아 귀화 전 국가대표 안현수)도 이 금메달을 추후 러시아올림픽조직위로 부터 받을 전망입니다.
러시아측은 당초 2013년2월 15일 첼랴빈스크주에서 발생한 운석 낙하 사태 1주년을 기념해 이 지역에서 찾은 운석 조각을 박은 금메달을 제조해 이날 벌어진 경기 우승자 7명에게 부상으로 줄 계획이었다고 하지요.
외신 등에 따르면 첼랴빈스크주 당국은 “IOC측이 왜 금메달을 2개씩 받느냐”고 팬의 항의 가능성을 이유로 행사 연기를 요청해와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주는 것을 취소했다는 뜻은 아니니 다행입니다.
최근 방영되는 인기 드라마에서 이름을 따 국내에서 흔히 ‘별에서 온 금메달’로 불리는 이 메달은 금색의 원판 가운데 1g 정도의 운석 조각을 장식했고 위쪽엔 '첼랴빈스크 운석' (Chelyabinsk Meteorite)을 새기고 아래는 '2013년 2월15일'을 새겼다고 합니다. 여기에 박힌 운석 1g은 순금 보다 대략 40배 정도의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무튼 이 사건은 1년 전 이날 거의 실시간으로 유튜브에 동영상이 올려지며 국내에서도 크게 알려졌지요. 영상은 큰 운석 하나가 매우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하며 엄청난 굉음과 함께 폭발한 뒤 수많은 파편 ‘운석우’를 뿌리는 장면들 이었고요.
이 사태로 인해 첼랴빈스크 지역 주민 1600여명이 다치고, 건물 7000여채가 부서진 것으로 전해지며 놀라움을 불렀습니다.
이 사태 발생 이후 우리나라 극지연구소,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미국 항공우주국 NASA, 외계지적생명체탐사 SETI 등 9개국 57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진이 사태에 대한 정밀 연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 결과를 담은 논문을 지난해 11월 세계적인 과학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발표했고요.
극지연구소가 당시 내놓은 연구 자료에 따르면 운석 [소행성 조각]은 사태 직후 추정한 초속 15km보다 더 빠른 19km에 달했고, 기존 추측 (15~25km)보다 더 높은 고도인 29.7km에서 가장 밝게 빛난 동시에 폭발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폭발 직전 이 운석의 크기는 지름 20m, 무게 1만3000톤으로 추정됐으며 폭발과 동시 질량의 75%가 소실됐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이어 운석은 수 천 개 파편으로 흩어져 첼랴빈스크 주에 떨어진 것입니다.
국제공동연구팀은 첼랴빈스크주 체바쿨 호수에서 찾아낸 650kg 조각을 비롯 총 5000kg의 파편을 찾아내 그것의 고향이나 나이 등 ‘정체’도 일정 부문 파악했다고 하는데요.연구진은 “이 운석은 45억6700만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고 약 1억년 뒤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벨트’에서 만들어진 ‘소행성’이 모체”라고 했습니다.
이날 떨어진 운석은 120만 년 전의 어떤 충돌로 인해 모체에서 떨어져 나와 그동안 우주 공간을 떠돌다 이날 지구와 충돌한 것이라고 하고요.철과 금속의 함량이 적은 이 운석은 지구에 오기 전부터 이미 수많은 충돌을 겪어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라 공중 폭발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네요.
한편 NASA가 이 운석과 관련이 없다고 공식 발표하긴 했지만 한국시간 2013년 2월 16일 새벽 4시 25분 지름 약 45m 크기의 근지구 소행성 ‘2012 DA14’가 인도네시아 상공 2만7000km까지 초근접하기도 했습니다. 이 거리는 정지궤도 위성이 떠 있는 곳 (3만6500km 상공)보다 훨씬 안쪽입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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