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시정명령을 무시하고 보조금 지급 경쟁을 지속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재차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상황에 놓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보조금 지급 경쟁을 즉시 중단하라는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이통 3사에 대한 추가 제재를 미래창조과학부에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또 방통위 자체적으로도 최근의 시장과열 상황에 대한 시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 중에 강력한 제재 조치를 결정하기로 했다.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통사들의 무책임하고 무원칙한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한 사업자당 30일 이상의 영업정지 처벌을 내릴 것을 미래부에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상임위원들은 또 영업정지 기간에는 신규 가입자 모집뿐 아니라 기기변경도 금지하고, 1개 사업자씩 차례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방식에서 탈피하는 등 영업정지 방법을 개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에 따라 이통 3사 중 1개 사업자의 영업정지 일수를 둘로 나누고, 다른 2개 사업자와 동시에 영업정지를 시행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될 전망이다.
미래부는 방통위가 전달한 부당 보조금 지급 자료를 검토하고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허가 취소, 영업정지, 과징금 등 처분을 결정해 집행해야 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정부에 불복한 이통사에 제재를 가하는 것이기에 최대한 방통위의 의견을 존중해 처벌 수위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극심한 보조금 경쟁을 벌이다가 같은 해 12월27일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하는 보조금 지급 행위를 즉각 중지하라'는 시정명령을 지키지 않은 이통 3사에 대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통 3사는 지난해 처분 때 총 1064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고 수준의 과징금도 함께 부과받았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처벌을 받은 직후부터 한 달 이상 극심한 보조금 경쟁에 나섰고 최근에는 원색적인 상호 비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방통위는 지난달부터 보조금 지급 행위를 조사해 이통사 대리점 24곳에서 총 2만1638건의 과잉 보조금 지급 사례를 적발했다.
또 이통3사가 대리점에 불법 보조금 지급을 지시한 사례 50여건을 발견했다.
이통3사는 방통위에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
방통위는 이번 조사로 드러난 이통사들의 보조금 지급 행위에 대해 사실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3월중 전체회의를 열어 과열 주도 사업자를 선별해 강력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들어 부당한 보조금 지급 행위가 악화하고 있다고 판단, 시정명령 이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단기 시장과열 현상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