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밀집 버지니아 지역서 출마
황장엽 美의회 증언 성사 주역
서울평화상·수교훈장 숭례장 받아
[ 장진모 기자 ]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되면 소속 당을 떠나 북한 문제에 관심 있는 의원들과 협력해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 인권운동가인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대표(55·사진)가 12일(현지시간) 연방 하원의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숄티 대표는 이날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의 한 한식당에서 한국 언론과 간담회를 열고 오는 11월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서 버지니아주 11선거구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이 지역구는 한인 밀집지역인 애넌데일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 언론을 통해 의원출마를 공식화한 그는 “많은 한국인이 저를 보고 ‘한국사람보다 더 한국사람답다’고 칭찬할 때 자랑스럽게 느꼈다”며 “한인 유권자들은 공화당이나 민주당 지지 성향을 떠나 나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환기시키고 한반도가 통일되는 날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숄티 대표는 선거공약으로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저지, 북버지니아주 중소기업 육성, 세제 개혁을 통한 연방정부 부채 감축 등을 내걸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비 감축으로 한국 등 동맹국과의 관계가 훼손되고 미국 안보가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다”며 “국방 예산을 원상태로 회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숄티 대표가 한인타운에서 한국 언론과의 간담회를 통해 출마선언을 한 것은 이 지역에 밀집해 있는 한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고 한국계의 이해를 대변할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숄티 대표가 하원에 당선될 경우 미국 내 북한인권 운동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북한자유연합과 디펜스포럼 등을 통해 북한인권 운동과 탈북자 지원 활동을 벌여 왔다. 2003년에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미국 의회 증언을 성사시켰고, 2004년엔 미국 의회의 북한인권법 통과에 앞장섰다. 이런 공로로 그는 2008년 서울평화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한미수교훈장 숭례장을 수상했다.
숄티 대표가 미 의회에 진출하기 위해선 먼저 5월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 또 본선인 중간선거에서 현역 의원인 제리 코널리 민주당 의원을 이겨야 한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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