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나 기자 ] 회사 창립 이후 첫 노조 설립과 함께 복수 노조체제를 갖추게 된 대신증권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협상이 시작됐다. 직원을 상대로 한 회사 측의 인사규정 개정 동의 압박과 어용노조 시비로 내부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해졌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지부와 기업단위 대신증권 노동조합은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교섭대표 노조를 정하기 위한 단일화 협상에 들어간다. 회사 측은 이달 5일부터 전날까지 이들 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에 대한 확정 공고를 냈다.
대신증권은 1962년 설립 이후 강한 오너십 아래 무노조 경영 원칙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성과급 지급체계 개편, 구조조정 등으로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지난달 25일 첫 노조인 대신증권지부가 설립됐다. 이후 9일 만인 지난 3일 기업단위 노조가 출범하면서 '노노 갈등'까지 빚어졌다.
기업단위 노조는 전국사무금융노조의 지부보다 독립성과 자율성을 발휘할 여지가 크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지부 측은 "새 노조는 인사부, 총무부 출신으로 구성됐다" 며 "사상 첫 노조가 자리를 잡는 과정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회사 쪽 사주로 만들어진 어용노조"라고 반박했다.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 초기부터 삐걱대자 직원들도 혼란에 빠졌다. 어느 노조 쪽에도 선뜻 가입하지 못하는 직원도 늘었다. 대신증권 본사 관계자는 "어느 특정 노조의 가입서 전송 팩스는 고위층 책상 바로 옆에 있다는 말까지 돈다"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 회사가 개정 인사규정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나서 사측에 대한 직원들 불신도 높아졌다. 한 대신증권 지점 직원은 "그동안 형식적인 절차로 여기고 따르는 직원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며 "노사 대화 기틀이 잡기히도 전에 불리해진 근무여건에 동의하라고 강요하는 회사 움직임에 반감을 갖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임규목 대신증권 홍보실장은 "노사 대화가 시작되기 전에 어떤 것에도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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