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5시
[ 황정수 기자 ] 작년 12월12일 발생한 한맥투자증권 코스피200옵션 주문 실수 사태가 소송전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맥투자증권이 주문 실수로 360억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미국계 헤지펀드 ‘캐시아’와의 소송을 준비하고 있고, 462억원을 한맥투자증권 대신 거래 상대방에 지급한 한국거래소도 지난주 한맥투자증권 자산을 ‘가압류’하며 본격적인 구상권(타인의 채무를 갚아준 사람이 타인에게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행사 절차를 밟고 있다.
한맥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10일 “지난 3일 서울지방법원에 캐시아의 한국 위탁계좌(신영·BS투자·NH농협증권)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고 6일 결정을 받았다”며 “소송 전 단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6일까지 이익금을 돌려달라는 공문을 캐시아 측에 보냈는데 답이 없었다”며 “이번 주에 다시 공문을 보내고 답이 없으면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시아와 한맥투자증권의 이익금 반환협상이 난관에 봉착하자 한맥투자증권으로부터 403억원을 아직 못 돌려받은 거래소도 지난주 한맥투자증권 자산에 대한 가압류 결정을 법원으로부터 받아 한맥투자증권에 통보했다.
거래소 법무팀 관계자는 “구상권 행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라며 “향후 법원에서 소송을 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관계자는 “한맥투자증권과 거래 상대방의 협상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맥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직원들이 경영관리인으로 나와 있어 주주들도 회사 자산을 함부로 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거래소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인데 오히려 가압류를 통보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