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계속 드는 거예요"
"혼자 업무 시간에 막 돌아다녔어요. 여기서 죽을까, 저기서 죽을까…"
30대 중반의 김미정 씨는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는 10년차 과장이다. 하지만 머릿속이 온통 죽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하다고 말한다. 대체 무엇이 이토록 그녀를 힘들게 만드는 걸까.
지난 2012년 봄 그녀의 부서로 새 팀장이 부임해 왔다. 팀장은 그녀에게 1년 넘게 성희롱을 했고 그녀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녀는 1년 동안의 생활을 쥐덫에 걸린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팀원으로는 미움 받고 싶지 않았는데 성희롱 당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아무리 그 중간에 타협점을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었어요"
결국 참지 못하고 회사에 성희롱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회사 측에선 회사를 그만 둘 것을 제안하는가 하면 회사 안에선 '꽃뱀이다, 별 거 아닌데 여자가 오버 한다' 등의 소문만 퍼졌다.
가해자는 정직 2주의 징계만을 받고 멀쩡히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회사는 다른 이유를 들어 그녀에게 부당 징계를 내렸고, 현재는 대기발령과 직무정지 상태에서 회사 독방에 갇혀 있다고 한다. 피해자인 자신이 마치 죄인이 된 것처럼 변해버린 상황이 그녀가 죽음을 생각하는 이유다.
4일 방송되는 '현장21'에선 김미정 씨의 사례를 통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의 인권을 짓밟는 현실을 고발한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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