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법정관리 신청한 아트밸리CC 전날 철회신청
회원과 힘겨루기 승산없다 판단한듯..회원 주도 정상화 가능해져
이 기사는 02월02일(13:4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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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골프장이 신청을 철회한 첫번째 사례가 나왔다. 주도권이 1006명에 달하는 골프장 회원들에게 넘어가 회원권 분양금을 최대한 돌려받는 방식으로 정상화 계획을 짤 수 있게 됐다. 잇따른 골프장 법정관리로 분양금을 돌려받을 길이 막혀버린 다른 골프장 회원들에게 중요한 참고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투자은행(IB)과 법조계에 따르면 충북 진천 소재 27홀 골프장인 아트밸리컨트리클럽(법인명 : 남양레저)은 전날 청주지방법원에 법정관리 철회를 신청했다. 아트밸리CC는 지난해 12월27일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골프장 영업사정이 나빠지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골프장이 전국적으로 20여곳에 달하지만 신청을 철회한 사례는 아트밸리CC가 처음이다.
법원이 신청 취소를 허가하면 아트밸리CC 골프장 회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법정관리를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법정관리의 주체가 골프장에서 골프장 회원으로 바뀐다. 골프장 대표가 맡을 예정이던 법정관리인도 회원측에서 맡을 수 있고, 법정관리 회사의 정상화계획인 회생계획안도 회원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전하는 방식으로 짤 수 있게 된다.
아트밸리CC의 회원 1006명이 돌려받아야 할 입회보증금은 1171억원이다. 회사측은 회원제 골프장인 아트밸리CC를 대중제(퍼블릭)로 전환하고, 회원들의 분양금 50%를 출자전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회원들이 법정관리의 주체가 됨에 따라 회원주주제(골프장 회원들이 골프장의 주인이 되어 경영하는 방식) 방식의 정상화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트밸리CC의 계속기업가치는 758억원으로 664억원인 청산가치보다 높아 골프장을 계속 운영하는 편이 이익이다.
지금까지 법정관리를 통해 정상화한 골프장은 가산노블리제와 큐안성 단 두 곳이었다. 하지만 가산노블리제는 막대한 채권을 떠안은 채로 회원주주제를 택했다가 채권을 갚지 못해 채권자인 유진기업에 소유권이 넘어갔고, 큐안성은 분양금의 17%만 돌려받는 회생계획안이 통과됐다.
아트밸리CC 측이 법정관리를 포기한 건 회원들과의 힘겨루기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트밸리의 부채인 무담보채권(회생채권) 1174억원의 대부분인 1171억원이 회원권 분양금이다. 골프장측이 마련한 회생계획안을 통과시키려면 무담보채권자의 3분의2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하는데 채권자의 99.7%가 회원이어서 가능성이 극히 낮았다. 아트밸리CC 회원들은 법정관리 신청 한 달 만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만들어 회사측을 압박했는데 비대위에 참여한 회원들의 채권비율이 이미 57.4%에 달한다.
아트밸리CC 비대위를 대리하는 박현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회원들이 미리 알았더라면 반영하지 않아도 될 회사측 채권을 회생채권에 반영해 회원들이 큰 손실을 본 사례가 적지 않다"며 "회원들이 최대한 빨리 뭉쳐야 골프장측의 입장에서 회생계획안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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