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맞대응 훈련 어려워…B-2 등 첨단무기에 '공포'
[ 김대훈 기자 ]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등 유화적인 제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도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취소하라는 압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24일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한 당국은 2월 말로 예정된 키리졸브(KR), 독수리(FE)연습 등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에는 ‘청와대 불바다’ 등 거친 표현을 동원해 훈련에 반대했다.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는 표면적 이유로 ‘평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따로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되면 당장 북한은 맞대응 훈련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경제난 때문에 훈련용 유류 등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의 전략무기에 대해 북한 지도부가 느끼는 두려움도 상당하다.
키리졸브가 지휘소에서 진행하는 모의전쟁 성격인 데 반해 독수리연습은 한·미 양국 병력이 전개하는 야외 기동훈련으로 훈련 내용에 북한 지도부와 군사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 시나리오가 포함돼 있다. 작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이뤄진 연습에는 핵 연료로 추진하는 니미츠급 항공모함, 스텔스 기능을 갖춘 B-2 전폭기(사진)와 F-22(랩터) 등 미군의 최신예 전략 무기들이 대거 동원됐다.
F-22는 일본 기지에서 출격해 20분 안에 평양의 주요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2010년 11월 연합훈련 당시에는 김정일이 F-22를 두려워한 나머지 9일간 지하벙커에 은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2에는 핵폭탄 16발(약 18t)과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재즘(JASSM) 16발, 합동정밀직격탄(JDAM) 80발 등 총 23t에 달하는 무기를 실을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 합동군사연습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며 내달 초 북한과 중국에 연습 일정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북한의 반발을 고려해 일단 미국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등은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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