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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삼성 총장추천제가 몰고올 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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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산업부 기자 trues@hankyung.com


[ 공태윤 기자 ] 삼성이 지난주 전국 200여개 대학에 통보한 입사용 총장추천인원이 대학가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이공계열이 적은 대학 및 여대,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왜 적은 인원을 할당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립대의 한 관계자는 “대학의 재적인원에 비례해 인원을 배정했다면 이해하지만 삼성의 잣대로 배정해 통보하는 식은 공평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호남권에선 “같은 국립대지만 영남이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을 배정받았다”며 “지역균형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은 대졸자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삼성인적성검사(SSAT)에 매번 10만명씩 몰리는 등 부작용이 생기자 올 들어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수술했다. 1차 서류전형을 통해 SSAT 응시인원을 3분의 1로 줄이면서 혹시 서류전형 과정에서 생길 대학 서열화에 대비해 총장추천제를 도입한 것. 서류전형을 면제해 스펙이 아닌 대학인정 인재를 뽑겠다는 의미도 담았다.

하지만 대학서열화를 보완하기 위해 만든 총장추천제가 오히려 대학들로부터 대학서열화를 부추긴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이에 삼성 측은 “삼성에 입사한 신입사원의 비율대로 대학에 추천장을 할당했다”고 근거를 설명했다.

필자가 채용 관련 기사를 취재하면서 얻을 수 없었던 통계가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 및 금융회사 신입사원의 출신대학별 숫자였다. 그런데 삼성이 통보한 대학총장추천 인원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학별 비율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삼성이 대학서열화를 부추기고 있는 걸까. 재계에서는 대학인재 수급 불일치의 한 요인으로 기업 수요를 반영하지 않는 공급자 중심의 대학인재 양산을 꼽아왔다. 한 전직 대학총장은 “취직이 잘되는 학과 인원을 늘리는 대신 취업률이 저조한 학과 인원을 줄이거나 없애려고 해도 기득권에만 신경을 쓰는 교수한테 번번이 막혀 못했다”고 토로했다.

삼성의 총장추천인원 할당이 객관적으로 해당 대학에 불이익을 줬다면 시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5000명인 추천인원을 1만명으로 늘려 불만을 일부 해소해본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필요한 인재를 뽑는 건 기업의 인사재량권이다. 대학들도 삼성발 변혁에 맞춰 변해야 한다.

공태윤 산업부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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