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Master - 해외진출전략 (2)
해외 진출을 추진하려면 현지 투자국의 환경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이다. 사업환경의 분석 대상은 정치, 경제, 사회-문화, 합작사 등을 주로 살펴보고 판단해야 한다.
# 정치
경제활동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외생변수 중 하나는 정치분야다. 정치권력 획득 과정에서 합법성이 결여되거나 후진적 정치권력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면 잠재적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시장에 대한 간섭도 심해 사업의 자유가 그만큼 위축될 수 있다. <그림1>
# 사회-문화
마스트리흐트대의 명예교수인 헤르트 홉스테드가 개발한 ‘홉스테드지수’<그림2>를 보면 국가 간의 국민성 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홉스테드는 권력의 불평등을 수용하는 태도인 ‘권력 간 거리’, ‘개인주의-집단주의’, 남성상-여성상’, ‘불확실성의 회피성향’ , ‘장기지향성’ 으로 구분해 국가별 차이를 설명한다. 인도네시아와 중국, 베트남을 보면 중국이 권력의 불평등 수용 정도나 남성상 및 장기적 성향 등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문화나 종교, 인종적 이유에 따른 대립과 반목으로 구성원 간에 심각한 갈등이 존재하는 경우 경제활동이 위축되기 때문에 환경분석에서 사회나 문화적 측면을 세심히 살펴야 한다.
# 경제-인구구조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볼 때 주의해야 할 점은 현재의 시장보다는 미래의 성장잠재력에 초점을 맞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계인구 70억명 중 대략 선진국 10억명, 신흥국 20억명 나머지 개도국 40억명 정도로 추산할 때 선진국들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해 일반 소비재 시장이 감소하고 있지만 25세 이하가 전 인구의 반이 넘는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에 속해 있는 국가들에서는 생산가능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경제성장이 촉진돼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나 KFC, 유니레버 등과 같은 다국적 기업들이 아프리카, 남미 및 동남아시아 등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인센티브-규제
규제나 인센티브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각국 정부는 자국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적극 유치하기 위한 전담창구를 운영, 외국인들의 해외 투자를 돕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야 한다. 말레이시아의 투자청인 MIDA는 외국인 장려업종, 자국 인력의 분야별 인력보유현황 같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관련 인센티브, 즉 외국 투자기업에 대한 혜택 또한 가벼이 넘길 수준이 아니다. 공장 부지를 무상 혹은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거나, 기술훈련센터의 무상 장기임대, 법인세 면제및 유예기간, 건설자금 및 운영자금의 장기 저리 대출 등 직간접적 혜택을 두루 살펴 이 부분을 경제성 분석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미국 앨라배마주는 벤츠와 혼다 공장을 유치하면서 각각 2억5000만달러와 1억5800만달러 상당의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현대차에도 공장부지 무상 제공을 비롯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2002년 현대차가 몽고메리에 공장을 짓기 시작하면서 현대모비스 만도 등 현대차의 11개 부품 공급 업체들도 오펠리카, 헤인빌 등 앨라배마주 곳곳에 동반 진출했다. 이와 달리 자국민의 안전과 국방 등의 이유로 외국인 투자를 금하거나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2008년 미국은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자국 통신장비제조 업체인 스리콤을 인수하려 할 당시 안보를 이유로 불허했고, 2006년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 두바이포트월드(DPW)가 미국 동부항만 운영권을 인수했다가 반발에 부딪쳐 결국 AIG그룹에 재매각했다.
# 마케팅
해외투자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마케팅 환경의 상이함이다. 마케팅은 해당 국가나 지역 소비자의 독특한 소비행태와 관습에 연유하는 것으로 현지 유통채널, 제품의 수송형태, 판매수수료나 대금결제 방법, 이중가격, 광고, 상표권보호, 특허제도 같은 현지 규정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유통업은 나라마다 소비자 취향이나 상관습의 차이가 크다. 이 때문에 해외진출이 어려운 업종 중 하나다. 유통업은 처음부터 현지법인을 세우거나 현지 기업을 인수하는 것보다 합작이나 일부 출자 방식으로 진출해 현지의 유통환경을 익히고 운영노하우를 습득한 뒤 직접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월마트는 일본에 진출할 당시 유통업체인 ‘세이유’에 지분을 투자하고 일본 시장에 대한 경험을 쌓은 뒤 점차 지분을 늘려 2008년 자회사로 편입했다.
# 합작사 분석
현지 사정에 정통하지 않은 외국기업이 투자할 경우는 현지 시장의 유통 채널 확보나 외국기업에 부과되는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현지 업체는 부족한 자금과 경영-기술 노하우 습득을 목적으로 합작을 원한다. 그러나 합작 파트너 간 목적 충돌이 있을 수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이 중국 베이징에 현지합작으로 백화점을 오픈했지만 경영성과가 저조해 현지 합작파트너에게 지분을 매각하고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합작회사의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 삼성과 미국의 코닝은 투명한 경영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40년간 합작사를 운영했다. 일본의 스미토모와 미국의 3M은 50년 이상 합작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양국의 기업문화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문화적 시너지를 이룰 수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 생산환경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을 보면 원료, 생산, 판매가 안정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사업 성공의 한 축인 원자재를 장기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확보하고, 생산시설의 운영 및 유지·보수를 위해 유능한 현지인력 조달이 가능한지를 알아보는 생산환경 분석도 중요한 분야다.
정의종 < 한양대 겸임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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