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시대…기업 신년사서 새 성장동력 창출
선도 기술 무장…우수 인재 확보…역량 강화 강조
[ 정인설 기자 ]
기업들은 갑오(甲午)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행운을 가져다 주는 청마(靑馬)처럼 힘차게 목적지로 달려가고 싶지만 대내외 환경이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다. 지난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로 범위가 확대된 통상임금 후폭풍을 헤쳐가야 한다. 경기침체의 늪을 벗어나 실적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특히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계속돼 수출 환경은 갈수록 불리해지고 있다.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올해도 혁신과 도전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도전하라
대기업들은 올해 경영환경을 위기로 규정하고 임직원들에게 강한 변화를 주문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다시 한번 바뀌어야 한다. 5년 전, 10년 전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히 버리자”고 말했다. 또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새로운 성장과 혁신’을 올해 화두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세계 경제가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업체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기술 융복합에 따른 산업 변화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친환경 그린카와 정보기술(IT)을 융합한 스마트카에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연구인력도 늘릴 것”을 주문했다. 또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본무 LG 회장은 “앞서가던 기업들도 한순간의 방심으로 기회를 놓치고 무너지고 있다”며 “임직원 모두가 지금이 위기임을 인식하고 도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주력 사업에선 선도 상품으로 성과를 내고 신사업은 1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철저히 키워달라”고 했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계열사의 자율책임 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그룹의 안정과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적 사고와 기술 개발 강조
대기업들은 불확실성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앞선 기술로 무장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핵심 사업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산업과 기술의 융합화와 복합화에 눈을 돌려 신사업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혁신적 제품, 선행기술 개발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이 정도 만들면 팔릴 것이라는 공급자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의식 개혁을 촉구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신년사에서 “역동성을 잃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혁신적 사고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사업구조 합리화를 통해 롯데만의 강점과 핵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에서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답을 찾아내달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사업 체질 개선을 들고 나왔다. 조 회장은 “사업 목적과 방향을 제로베이스에서 철저하게 점검하고 사업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을 주문했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은 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회장은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남보다 앞서 가기 위해 기술 리더십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며 “핵심 역량 위주로 사업을 운영하고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자열 LS 회장도 집중과 선택을 올해 화두로 제시했다. 구 회장은 “본연의 사업인 전력 부문에 집중하고 해외법인의 사업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핵심 인재를 확보하는 데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창수 GS 회장은 신성장 동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허 회장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모든 회사가 장기적이고 질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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