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월20일(17:0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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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이 우리F&I 인수가격을 무리하게 깎아달라고 우리금융지주에 요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라고 일축, 매각 협상은 막바지에 진통을 겪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본실사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 F&I 인수가격을 약 10% 할인해 줄 것을 우리금융측에 요구했다. 본입찰 전 예비 실사에서 매각측이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우발 채무가 예상보다 더 많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대신증권이 본입찰에서 제안한 가격은 4190억원으로 전해진다. 10%(419억원)를 할인하면 3700억원대로 인수 가격이 낮아진다. 거래 관계자는 “이어령 회장이 가격을 낮추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신증권은 입찰과정에서 가격 조정폭을 ±6.2%(260억원)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본입찰 때 ±10%의 조정 폭을 제안했다, 재협상(프로그레시브 협상) 과정에서 조정폭을 줄였다.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 대신증권은 공적인 매각절차에서 협상 과정이 불투명한 프로그레시브 협상을 시도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금융측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한도 이상으로 가격을 조정할 경우 공정성 시비가 일 수 있는데다 시장 관행에도 맞지 않다”며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대신증권의 주장대로라면 일단 본입찰에서 가격을 높게 슨 후 나중에 다른 인수자 가격 수준까지 값을 깎는 전략이 통하기 때문이다. IB업계에는 인수합병 경험이 많지 않은 탓에 대신증권이 불필요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신뢰로 먹고사는 대형 증권사인데 협상 과정을 보면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같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평가절하했다.
IMM PE도 협상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IMM PE가 제안한 가격은 3600억원에 약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재협상에서 약 100억 정도를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주간사는 예비 협상대상자인 IMM PE측에도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악의 경우 대신증권과 협상을 파기할 수 있다는 의사로 비쳐진다. 우리F&I, 우리파이낸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은 경남은행, 광주은행 매각과 달리 입찰 보증금을 받지 않았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법률적으로 아무런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대신증권이 인수를 포기하더라도 불이익은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액을 최대한 많이 깎기 위한 협상 전략이 아니겠냐”며 “결국 한도 내에서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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