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감동을 간직하고 싶다면 이 글을 읽지 않는 것이 좋겠다. 실제로 존 내시의 사랑은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고, 감동적이었던 노벨상 수상식도 영화와는 꽤 다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그는 자신의 제자인 앨리샤 라지와 결혼한 뒤 평생을 함께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는 1957년 결혼한 뒤 6년 만에 이혼했다. 하지만 앨리샤는 내시의 거듭된 간청으로 1970년부터 그를 돌보기 시작했고, 둘은 영화가 만들어진 2001년 6월 재결합했다.
내시가 한 여자만 아는 로맨티스트로 그려진 것도 실제와 다른 점이다. 내시는 아내를 만나기 전 연상의 간호사와 사귀었지만, 그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하자 냉담하게 관계를 끊고 아이는 고아원으로 보냈다.
영화에서는 정신질환을 앓으며 소련의 비밀암호문을 해독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내시는 자신이 외계인의 암호문을 푼다고 믿었다.
많은 관객들이 가장 감동적인 장면으로 꼽은 노벨상 수상식의 모습도 가짜다. 실제 내시는 정신불안을 이유로 노벨상 수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때문에 “당신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내 삶의 모든 이유입니다”라는 낭만적인 수상 소감도 픽션이다. 실제로 그는 노벨상을 받으면 자신의 은행잔고가 늘어나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고 한다. 그만큼 궁핍했던 모양이다.
이쯤되면 관객들이 ‘속았다’고 느낄 법하다. 실제로도 “일방적으로 내시를 미화한 영화”라는 비판이 나왔다. 여기에 감독 론 하워드는 이렇게 받아쳤다. “나는 존 내시라는 인물에 대한 픽션을 만들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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