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이달 중 대학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이대로 가면 2018년에 고교졸업자보다 대학 입학정원이 많아지고, 2023년에는 16만명의 정원미달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대학 정원을 누가, 어떻게 줄일 것이냐에 있다.
교육부와 새누리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대학 정원 감축시 수도권대와 지방대, 4년제와 전문대, 국립대와 사립대 등 범주별로 나눠 감축 인원을 할당하는 일종의 ‘쿼터제 감축'을 추진하기로 한 모양이다. 당초 교육부가 절대평가를 통해 대학을 5등급으로 나눈 뒤 최상위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4개 등급 대학은 강제적으로 정원을 감축하려던 방안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평가등급과 상관 없이 모든 대학의 정원을 동시 감축하는 쪽으로 가려는 것이다. 지방대 등을 살리라는 정치권의 온갖 요구에 따른 결과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교육부가 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모든 대학 정원을 일률적으로 감축할 바에는 평가는 뭣 하러 하나. 이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역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나마 정원 감축이 제대로 될지도 의문이다. 벌써부터 실질적 정원 감축은 2017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런 식으로 가면 죽도 밥도 안 된다.
교육부가 일체의 권한을 다 틀어쥐고 있는 지금의 구도부터가 문제다. 교육부는 학령인구가 줄어든다는 예측을 들어 자신들이 정원 감축을 주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말하지만 이건 다른 얘기다. 교육부가 인구를 줄인 것이 아니듯이 학생 정원도 각 대학이 치열한 경쟁조건 속에서 알아서 줄이면 되는 것이다. 경쟁력 없는 대학은 정원 감축이 불가피할 테지만 경쟁력 있는 대학은 오히려 늘릴 수도 있다. 그런 과정에서 부실대학도 자연스럽게 가려지게 될 것이다. 교육부가 할 일은 공정한 경쟁 조건을 만들고, 적절한 퇴출 절차를 정비하는 일이면 충분하다. 정부가 숫자까지 정해주는 일이 될 말인가. 끝없는 간섭, 정말 지겹지도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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