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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서비스 세대교체] 친구와 채팅하고 사진·음악 파일만 보낸다고?…10초 뒤 내용삭제·연인 전용…별별 메신저가 다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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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N·네이트온 시대 넘어 카카오톡·라인 같은 모바일 메신저 대세로
프랭클리·비트윈 등 톡톡튀는 기능으로 인기



[ 임근호 기자 ]
즉각적인 대화와 실시간 파일 전송. 1996년 이스라엘의 미라빌리스가 최초의 인스턴트 메신저인 ‘ICQ’를 내놓았을 때 이런 기능들은 혁신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전까지 PC통신 대화방이나 인터넷채팅(IRC)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여기선 특정 주제를 갖고 열린 대화방에 참여하는 식이었다. 누구나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을 했지만 굳이 대답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메신저의 등장은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친구들과 동료들을 상대로 1 대 1 대화를 가능케 했다. 회사에선 메신저로 업무 명령을 내리고 업무 회의를 하게 됐다. 멀리 떨어진 친구들과도 종이 편지 대신 메신저로 실시간 대화를 나누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1세대 PC메신저…MSN·네이트온

ICQ가 있었지만 PC메신저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것은 1999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놓은 ‘MSN 메신저’였다. 윈도 운영체제(OS)에 기본 탑재되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처음에는 단순히 문자 채팅에 불과했지만 사진 송수신, 영상통화, 게임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한국에서도 2000년대 초반까지 가장 인기 있는 메신저였다. 이때 대학생활을 했던 많은 사람들이 MSN메신저로 밤새도록 친구 또는 연인과 채팅을 했던 추억을 갖고 있다. MSN메신저는 2005년 ‘윈도 라이브 메신저’로 이름이 바뀐 뒤 2013년 ‘스카이프’에 통합됐다.

잘나가던 MSN메신저가 한국에서 밀려나게 된 것은 2004년 싸이월드가 SK컴즈에 인수되고, SK컴즈의 PC메신저 ‘네이트온’이 싸이월드에 연동되기 시작하면서다. 게다가 몇몇 회사들이 MSN메신저 접속을 막으면서 대안으로 네이트온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네이트온은 2011년 SK컴즈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국내에서 80%의 점유율로 절대적인 인기를 누렸다.

○2세대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라인

2009년 11월 한국에 아이폰3GS가 출시됐다. 이듬해 4월엔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갤럭시A가 나왔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메신저 시장 판도에 되돌릴 수 없는 사건을 일으켰다. PC메신저 업체들의 추락과 모바일 메신저 업체의 부상이다. 그 선두에 선 것은 2010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의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 가입자는 2011년 4월 1000만명을 넘어 현재 1억3000만명에 달한다.

모바일 메신저가 PC메신저와 가장 다른 점은 메신저가 휴대폰 기능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있다. 카카오톡을 이용하면 한 건당 20원인 문자(SMS) 요금을 피할 수 있고, 무료통화 기능을 이용하면 카카오톡 친구들 사이에선 따로 통화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초반에는 통신사와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큰 흐름을 막지 못하면서 통신사가 물러서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모바일 메신저가 가진 또 다른 특징은 남녀노소 누구나 쓰게 됐다는 점이다. PC메신저는 10대 후반에서 30대까지가 주 이용자였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중고등학생부터 50대 이상 중년까지 모두가 애용하고 있다. 카카오톡이 지난해 6월 PC버전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모바일 메신저와 PC메신저 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도 새로 나타난 흐름이다.

모바일 메신저가 PC시대의 네이버나 다음처럼 하나의 관문이 되면서 세계적으로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메신저를 통해 뉴스나 콘텐츠를 보게 하고, 광고를 붙이고, 상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세대 이색 메신저…프랭클리·비트윈

메신저 종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어떤 용도로 쓸 것인가에 따라 각기 다른 메신저가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스타트업 VCNC가 만든 ‘비트윈’은 연인들 사이에서 쓰는 메신저다. SK플래닛이 내놓은 ‘프랭클리’는 메시지를 읽으면 10초 안에 사라지는 메신저다. 대화 내용을 캡처하면 상대방에게 알림이 간다. 사생활 노출에 대한 불안 없이 보다 편하고 자유롭게 대화에만 집중하도록 만들어준다는 설명이다.

군인과 군인의 가족·친구들을 이어주는 ‘솔저톡’도 있다. 일반 병사들은 휴대폰을 들고 있을 수 없지만 군 부대 안에 있는 PC방인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서로의 소식을 주고 받을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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