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진출한 코비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사업성과
[ 은정진 기자 ] 코비(사장 현문식)는 국내 수질계측기 1위 업체지만 해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생물 연료전지’라는 신기술을 도입해 만든 이 회사의 수질 환경 계측기는 통상 5일가량 걸리던 수질체크를 1~5분이면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다.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수질계측기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도 해외 인적네트워크가 취약한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여의치 않았다. 현문식 사장은 수소문 끝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인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의 ‘일본 퇴직인력 지원사업’을 주목했다.
코비는 지난해 8월 한일재단을 통해 일본 풍·수력 에너지 전문 엔지니어인 다나카 노부오를 고문으로 영입하면서 해외사업의 활로를 찾았다. 일본 와세다대 기계광학과를 졸업한 다나카 고문은 세계적 환경엔지니어링 기업인 에바라 제작소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전문가다. 특히 신에너지개발기구(NEDO), 국제협력은행(JBIC) 등 해외 에너지 사업 전반과 바이오매스 관련 조사업무 등을 담당하며 폭 넓은 업무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 왔다. 실제 그는 해외 프로젝트에서 코비의 기술과 인프라를 해외 기관 및 기업과 연결해 주고 협력체제를 구축해 주는 ‘비즈니스 카운슬러’ 역할을 하고 있다.
다나카 고문을 영입한 지 3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코비는 루마니아 환경부 산하기관인 물기업협회가 발주한 연간 50건의 상하수도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0월부터는 태양광발전 2건과 바이오매스발전 8건 등 총 12건의 필리핀 에너지 프로젝트 참여도 준비 중이다. 현재 다나카 고문은 필리핀 사업에 참여하는 후지전기와 코비의 협력 여부 및 참여 정도를 타진하고 있다. 현 사장은 “일본 기술고문의 해외 네트워크가 없었다면 해외 비즈니스 활로를 개척하는 데 어려움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재단은 지난해 코비와 같은 국내 기술중소기업 60개에 일본 퇴직 기술자를 지원했다. 김탁 한일재단 기술지원팀장은 “다나카 고문처럼 퇴직 기술자가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이나 기술을 일본 및 해외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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