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도 "파업"
[ 이준혁 기자 ] 의사 전용 포털사이트인 닥플(www.docple.com)에는 의료 민영화 반대 투쟁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글들이 9일 잇따라 올라왔다.
‘전대협의’란 아이디를 쓰는 한 회원은 ‘민노총·철도노조와 연대투쟁하면 어떨까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학생운동 시절로 돌아가자. 강한 자에게 약한 게 정치가나 공무원이다. 의료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고 말했다. 아이디 ‘음..’은 “의료파업은 상상을 초월한 막강한 파장을 야기한다”며 “하지만 이제 의사들이 한계에 이르렀다”라고 주장했다.
의협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528명의 의사 중 85.2%가 원격의료에 반대했다. 의사들의 가장 큰 불만은 ‘낮은 의료수가’다. 이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근거로 “진료비의 원가보전율은 73.9%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환자 치료에 100만원이 들어가면 건강보험에서 73만9000원만 준다는 것이다. 그 비율은 중환자실 40%대, 응급실 36~80%로 떨어진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노환규 의사협회장은 “수십년간 건강보험 의무적용, 의약분업, 리베이트 쌍벌제 등으로 병·의원 경영이 압박을 받아왔다”며 “이 불만이 휴대폰을 통한 진료허용(원격의료) 등을 계기로 폭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의약품 리베이트 처벌, 과잉진료 적발 등으로 의사들을 불법자로 몰아붙인다는 피해 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이비인후과를 운영하는 한 개원의는 “정부는 의사들을 특혜 기득권층으로 내몰지 않았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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