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들이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려잡았다. '예상보다 더 나빴던' 지난 4분기에 이어 올해도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 탓에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에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7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분석 보고서를 낸 16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절반인 8곳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나머지 8곳은 기존 상태를 유지했다. 투자 의견은 대부분 '매수'를 나타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20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바꿔 기대치를 가장 큰 폭으로 낮췄다. 이 회사 서원석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에 대한 확신을 보여줄 때까지는 주가 상승 동력이 낮다"며 "올 상반기에도 주가는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 신영, 신한, IBK증권 등도 목표주가를 각각 3~5%씩 내렸다. 이로써 국내 증권사들 중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00만원 이상 제시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외국계 증권사인 맥쿼리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80만원으로 기존보다 20만원 낮췄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8조30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당초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했던 9조7000억원을 크게 밑돌았고, 외국계 증권사들의 부정적 전망인 8조원 중반대에도 못 미쳤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부문의 수익성 악화와 일회성 비용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계속된 원화강세와 엔화약세도 주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인 실적 부담이 해소됐다는 시각과 올해에도 성장세가 뚜렷하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엇갈린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당분간 큰 기대를 접고 가치재평가를 기다려야 한다"며 "올해 영업이익 증가도 4%대로 성장 동력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S5를 중심으로 한 IT수요 회복과 V-낸드를 통한 시장선점 등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주가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