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설 명절이 다가오면 선물세트 판매 경쟁으로 유통업계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올해는 설 명절이 지난 해보다 열흘 가량 앞당겨져 연초부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선물세트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안심 먹거리'는 기본이고, 지난 여름 과일 작황 호조로 사과 배 등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수산물의 이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꾸민 선물세트와 식품 MD(merchandiser)들이 직접 산지를 방문해 가져온 선물까지 각양각색이다.
6일 롯데백화점은 올 설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보다 7% 이상 신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저가 선물세트와 더불어 태풍 피해를 받지 않은 과일 선물세트가 가장 많이 팔릴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은 "안심 먹거리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관심으로 인해 믿고 먹을 수 있는 백화점 선물세트의 선호도를 반영해 선물세트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수산물 이력제'를 도입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어장에서 식탁에 이르기까지 수산물의 이력 정보를 기록하고 관리해 소비자에게 공개, 수산물을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하반기 일본 방사능 공포로 인해 국내 수산물 소비가 위축된 것을 고려해 상품의 안정성을 한층 강화한 선물세트를 준비하게 된 것"이라며 "먼저 명절 대표 선물로 인기가 높은 굴비 6품목(15000세트)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대표 품목으로는 '참굴비 선물세트 특호(1.8kg/20마리)' 3만9800원, '천일염 참굴비 세트 3호(1.1kg/10마리)'를 11만8000원 등이다. 해당 품목들의 모든 정보는 수산물 이력제 사이트(www.fishtrace.go.kr)에 접속해 코드 번호를 입력하면 확인해 볼 수 있다.
식품 전문가들이 직접 골라 꾸민 선물세트도 나왔다. 온라인종합쇼핑몰 롯데닷컴(www.lotte.com)은 식품 MD(머천다이저·merchandiser)의 추천 상품을 모은 명절 특화 플랫폼 '설 특집 MD가 간다'를 오픈하고 오는 19일까지 건강식품?가공식품?한우?신선식품 등을 잇따라 선보인다.
설 선물로 인기가 높은 대표 카테고리 담당MD가 직접 산지를 방문해 생산?가공?포장?배송상태까지 검증한 양질의 상품만 담았다는 것. 롯데닷컴은 "갈수록 원산지나 제조과정에서 소비자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식품담당 MD들이 직접 나섰다"고 말했다.
현대H몰은 현대백화점관 건강식품 예약 판매전을 오픈하고 소비자들이 온라인 접수를 통해 미리 구입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상품별로 최대 10%까지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이 곳에선 '프리미엄 토종꿀 도자기'와 '명장 고려홍삼 절편삼' 등이 5%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고려홍삼순액, 고려홍삼절편 등도 추가 배송비 없이 구입이 가능하다.
생활용품 설 선물세트 시장에서는 유명 작가와 콜라보레이션(협업)으로 이색적인 디자인이 봇물을 이룬다.
지난해 칸타월드패널 선물세트 보고서에 따르면 선물세트 구매시 '받는 사람의 지위와 연령에 맞을 것 같아서 구매했다'는 비중이 46.4%로 가장 높았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받는 이의 지위, 연령 등의 성향을 고려한 구매습관으로 점차 생활용품도 고급화된 디자인을 원하고 있는 얘기다.
애경은 이러한 소비자 트렌드를 이번 설 선물세트에 적극 반영해 업계 선도적으로 유명작가와 콜라보레이션을 시도, 디자인의 차별화를 꾀했다.
애경은 "2014년 설 생활용품 선물세트의 디자인은 수 년 간 누적된 애경의 디자인경영 노하우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라며 "감각적인 디자인 콜라보레이션으로 생활용품세트가 식상하다는 기존 인식을 뒤집고 선물다운 가치와 의미를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애경은 빈센트 반고흐의 메시지가 담긴 명화작품을 디자인에 녹여 '케라시스 반고흐 콜렉션'을 내놓고 700여 점이 넘는 반고흐의 작품 중 애경 생활용품 선물세트의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아몬드 꽃'과 '도비니 정원' 등 두 가지 그림을 반영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